인근 국가 확대 모색…자금조달도 무난할 듯
박연차 전 태광그룹 회장 소유의 태광비나가 30일 베트남 정부와 체결한 남딩전력사업계약추진협정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간 경제협력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사업이다.
특히 이 사업은 베트남 정부가 발주한 석탄화력발전소 사상 최대 규모로 태광이 베트남 북부 남딩성의 하이하우현 251㏊의 부지에 2021년까지 2단계에 걸쳐 2400㎿급의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운영-양도(BOT)방식으로 지어 25년 동안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받는 것은 국내 기업이 BOT방식으로 따낸 해외석탄화력발전소 사상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데다 한국 전력사업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남딩석탄화력발전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태광측은 전력 판매를 통해 250억달러 이상의 매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또 베트남 정부가 최소한 10%의 수익성을 보장할 경우 순익도 최소한 25억달러로 추산된다.태광이 이번 사업을 따낼 수 있었던 데엔 박연차 전 회장과 베트남 정부간의 돈독한 인연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은 한국-베트남 수교 직후인 1993년 현지법인 태광비나를 설립,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후 베트남 정부로부터 베트남 경제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표창을 받았다.
특히 신발 제조업체가 발전소 건설 사업을 따낸 게 다소 이례적인 일로 보이지만 태광은 박 회장의 지시에 따라 6년 전부터 차근차근 전력 사업을 준비했으며 한전 출신 박용택 감사를 중심으로 전문 인력 15명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사업을 주도해 왔다.
관건은 45억달러(한화 약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건설비용의 조달이다. 태광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30%를 자체로, 나머지 70%는 금융권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 방식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동서발전 등과 컨소시엄협약을 체결했으며 신한금융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 참여를 약속해 자금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베트남에 대한 발전소 수출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비와 운영 및 유지비용을 합칠 경우 한국은 플랜트 기술 수출등으로 최소 120억 달러의 수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베트남의 전력사정이 좋지 못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프로젝트가) 향후 발전소 수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8년 말 현재 베트남의 전력공급 설비용량은 모두 1만3천500㎿. 이 가운데 수력발전이 36%, 복합화력발전이 38%, 석탄화력발전이 18%, 중유 등 기타발전이 8%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력발전의 경우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가뭄으로 인해 수원(水源)이 고갈되는 갈수기(渴水期)인 점을 고려할 때 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더구나 연평균 7%대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베트남으로서는 산업용 공장까지 제한송전을 할 정도로 전력부족이 심각해 진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인근의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국가들에 대한 진출도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