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쇄신' Vs '문제점 희석 수단'
한화케미칼, STX메탈, 동양TCC…. 최근 새롭게 사명을 바꾼 기업들이다.
기업들간에 간판 바꾸기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회사 이름이 핵심사업의 성격과 가치, 미래를 드러내는 얼굴이지만 기존의 회사 이름으로는 기업의 이미지를 대변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일부 문제기업들은 감자·유상증자·순손실·BW발행 실패 등의 전력을 숨기기 위한 '물타기'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사업 다각화…이미지 대변 '한계'
기업들이 이름을 바꾸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기존의 사명으로는 기업의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 공략 의지를 담아내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12월부터 사명변경 작업을 해온 STX엔파코는 오는 25일 주주총회에서 'STX메탈(STX Metal)'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는다.
그동안 엔진부품에 중점을 둔 'Engine Parts Company'의 이니셜을 이용해 지은 이름을 사용했지만 조선기자재는 물론 친환경 특화제품을 생산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본격화하면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송우익 사장은 "2001년 출범 이후 사업규모와 영역이 급속히 커졌고, 그에 따라 급변하는 마케팅 시장에 부응할 사명을 모색해왔다"며 "회사의 미래비전을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사명을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태양전지 사업, 2차전지 재료(양극재) 등 신에너지사업에 나선 한화석유화학도 사명을 영문명을 그대로 사용한 '한화케미칼'로 바꿨다. 사업영역이 확대되면서 '석유화학'이란 이름으로는 추진사업을 대변하기 어려워서다.
롯데그룹의 석유화학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의 사명변경도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글로벌 기입 이미지 강화를 위해 오랫동안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범식 사장은 "오래전부터 검토해온 사안으로 초안이 마련돼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동양제철화학이 OCI로, 동양석판은 동양TCC로 사명을 변경했다.
◇ 이미지메이킹 수단 악용
한편 일부 기업들의 경우 그동안 발생했던 문제점이나 안좋았던 이미지를 희석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람제약이 우회상장하면서 사명을 BRN사이언스로 바꾼 ICM은 과거 바이오디젤업체 BDK 인수를 전후해서 급등했고 휴대폰 모듈 업체인 트레이스 지분 인수를 기점으로 급락했다.
BRN사이언스 관계자는 "트레이스의 경우, 신규사업은 진행하지 않으나 지분은 보유중으로 현재 트레이스는 흑자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BDK는 지난해 매출 200억원, 순익 20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사업 진행에 무리는 없으나 사업발표하는 시점에서 주가가 급락하면서 피해를 보는 투자자들이 속출했다.에이치비이에너지는 합병을 진행해오던 대형 단조프레스 HBE가 원전 수혜로 떠오르면서 급등했다.
하지만 3월4일 HBE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급락하고 있다. 문제는 피인수기업인 HBE의 재무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더체인지로 사명을 변경한 김종학프로덕션은 지난해 6월23일 수소연료와 신재생에너지 사업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당시 증권가는 에너지관련 테마가 형성됐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업이 밝혀지지 않아 더체인지의 주가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고 오히려 당시 주가는 급락했다.
회사의 끼워맞추기식 사업 발표에 이를 보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투자자금의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코리아본뱅크(바이오기업합병), AD모터스(전기차사업 양수) 등도 기존 사업을 버리고 사업인수 또는 흡수합병을 통해 기업을 탈바꿈 하려고 하고 있지만 과거 재무부실은 안고 가고 있다.
쓰리디월드는 지낸해 1월부터 지금까지 대표이사 교체를 5회한 기업이며 상장폐지 요건에 들어 지난 2월10일 이후 시가총액이 40억원 이 상인 상태가 10일 이상 유지, 시가총액이 40억원 이상인 일수가 30일 이상 유지가 돼야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