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끝내 퇴출되나

산은과 FI 합의점 찾지 못해... FI,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까지 생각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출자전환 확약서에 대한 동의가 늦어지면서 금호산업이 자칫 주식시장에서 퇴출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채권단과 FI들에 따르면 이날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FI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의 날짜를 다시 잡아 논의하기로 했다.

산업은행과 대우건설 FI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부분은 출자전환 확약서 중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 4개 기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온 후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사주겠다'는 문구이다.

FI들의 입장은 이 문구를 '금호산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나온 후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사주겠다'는 것으로 바꿔달라는 것이다.

현재 출자전환할 부분은 주당 3만2000원에 사주기로 했던 풋백옵션이다. 풋백옵션을 일종의 '매매계약'이기 때문에 이를 풀지 않고서는 산은 주도의 사모투자펀드(PEF)에 들어갈 수 없다.

FI들은 이 풋백옵션에 대해 금호석화와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책임지면서 출자전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3개 기업을 모두 넣은 출자전환 확약서에 동의를 할 경우, FI들은 3개 기업 중 워크아웃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온다면 그대로 책임을 지고 금호산업의 채권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또 3개 기업의 워크아웃이 실패하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해주지 못할 경우, FI들은 대우건설 주식과 출자전환한 금호산업 채권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도가 없다.

FI들의 PEF에 동참한 몇몇 은행들은 산업은행이 3개 기업의 워크아웃에 실패할 경우에 대한 리스크를 짊어질 수 없다며 출자전환 확약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FI들이 이처럼 워크아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이유는 금호타이어의 노조 반발처럼 워크아웃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해주겠다는 100%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FI들과 무관한 3개 기업을 책임지면서 출자전환하기에는 상당한 리스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출자전환 확약서의 문구를 고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올해 연말까지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계획이다"라며 "FI들이 산은을 믿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FI들은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금호산업의 상장폐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FI 고위 관계자는 "우리와 무관한 3개 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책임지면서까지 출자전환하고 나서 만약에 산은이 3개 기업의 워크아웃에 실패했을 때 우리를 책임져줄 수 있느냐"며 "최악의 경우 예전 팬택의 경우처럼 상장폐지까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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