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GS, 사업 성과 가시화…"생존 위한 필수"
국내 정유업계가 신성장엔진으로 '신에너지사업'을 선택,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1,2위 정유사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로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달성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1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EDLC용 탄소소재 생산법인인 파워카본테크놀로지㈜(Power Carbon Technology)의 생산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이 공장은 탄소소재 생산규모로는 세계 최대규모인 연산 300t 규모이며 세계 최초로 원유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코크스를 원료로 EDLC용 탄소소재를 상용화했다.
EDLC시장은 아직 전세계적으로 5000억~6000억원 규모지만 초기 시장형성단계이며 적용 범위가 광범위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시장, 최근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그리드 시장과 맞물릴 경우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 주목받고 있다.
GS칼텍스는 이 외에도 종이 두께보다 얇은 박막2차전지 양산기술 개발에 성공, 오는 6월부터 상업생산에 나설 계획에 있는 등 신에너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올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신사업본부를 설립해 신에너지 및 신소재 등 새로운 사업분야 개발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GS칼텍스는 재생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삼일폴리머를 인수한 뒤 친환경 자원재생 사업에도 진출하는 한편 가정·상업용 연료전지와 수소스테이션, 바이오연료 부분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사실 신에너지사업에 있어 GS칼텍스보다 좀 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SK에너지다.
지난 2004년 세계에서 세번째로 2차전지 분리막 개발에 성공한 SK에너지는 이 분야에서 10여년간 세계 시장을 양분해온 아사히화성과 도넨과의 시장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특히 올해 증설이 추진되고 있는 분리막 4·5호 라인이 상반기 중에 완공되면 생산규모는 1위 아사히화성과 맞먹는 1억㎡까지 늘어나게 된다.
분리막은 2차전지 내 양극재와 음극재를 분리해 전극간 전기적 접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SK에너지는 2005년 시장에 첫 분리막 제품을 내놓은 뒤 4년만인 작년 말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끌어 올렸다.
이와 함께 SK에너지는 2차전지 배터리사업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관련 연구조직을 '배터리사업 개발 본부'로 격상, 운영하고 있으며 독일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그룹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돼 배러티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또 SK에너지는 석탄을 합성가스로 전환해 합성석유 등를 생산하는 '청전 석탄에너지' 제조사업에도 뛰어들었으며,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드는 '그린폴'도 집중하고 있다.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시장에서의 생존을 위해 신에너지사업 등 사업다각화를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12월 사우디 아람코사의 할리드 A. 알 팔리 총재 방한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회사인 한국의 에쓰오일에도 태양열 등 사업성과 경제성이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검코해 보도록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언급했을 뿐이다.
따라서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도 신에너지사업 등 사업 다각화에 본격 나서야 한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업종의 사이클 특성상 향후 몇년간은 불황을 겪으면서 석유사업 중심의 구조에 대한 위기의식이 심해질 것"이라며 "향후 생존을 위해서라도 신사업 진출이 그만큼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투데이=안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