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입찰 개찰해야" VS "공정성 훼손 재입찰" 이견 팽팽
1조4000억원 규모의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 입찰 연기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수력원자력의 전자입찰시스템이 오류를 일으키면서 발생한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 입찰을 무효키로 했으나 다시 참여 컨소시엄간 이견이 엇갈리면서 논의가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0일 전자입찰에서 현장입찰로 전환하면서 문제가 없었던 만큼,당시의 현장입찰서를 개찰해야 한다는 입장과 공정성이 훼손된 만큼 재입찰을 해야한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에 앞서 한수원은 일부 건설사 의견을 받아들여 이날 재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가 기존 입찰에서 낙찰이 유력했던 업체가 반발해 회의가 다시 잡혔다.
이는 지난 10일 전자입찰에서 현장입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부 컨소시엄이 내역서를 바꿔 제출한 것이 확인되면서 일부 컨소시엄에서 강하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입찰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한수원은 각 컨소시엄이 입찰의 공정성 자체가 훼손된 상황에서 자신들의 주장에 반대되는 결정을 내릴 경우 입찰정지 가처분신청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하자 결론을 못 내리고 우왕좌왕하며 사태를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번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 입찰마저 재입찰을 거치게 됨에 따라 이 공사는 지난해 3월 첫 입찰 이후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10차례에 걸쳐 유찰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최저가 입찰을 기본으로 하는 현 발주체계를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원전 산업 입찰에는 최저가 낙찰제가 기본적으로 적용, 과다한 경쟁이 유발됐다"면서 "저가 수주로 인한 품질 확보 논란은 물론 매번 유찰의 과정을 겪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품질 확보와 국제 경쟁력 강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결국 기술 경쟁에 의한 수주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입찰경쟁에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4개 건설사의 컨소시엄이 접수했다. 현대건설(지분율 45%)은 GS건설(30%)·SK건설(25%)과 삼성물산(45%)은 금호산업(40%)·삼부토건(15%)과 각각 팀을 짰다.
대우건설(45%)은 두산중공업(40%)·포스코건설(15%)과 대림산업(45%)은 삼환기업(35%)·동아건설(20%)과 짝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