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예측 및 제조사 협의 미흡에 품절사태 속출...소비자 불만 고조
신세계 이마트가 이달 부터 신가격정책 일환으로 라면 할인 판매를 진행중인 가운데 지난 주말 품절사태가 속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 자신이 직접 발표한 신가격정책이 연초부터 이같은 품절 및 중소업계의 반발로 계속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번 품절 사태 해결과 할인정책 지속 여부가 지난 5일 공식 출범한 정용진 부회장 체제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상당수 소비자들은 충분한 물량 준비없이 이마트가 할인 홍보만을 강조하는 '미끼전략' 을 내세우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내며 헛걸음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일 저녁 이마트 가양점을 찾은 주부 한모씨는“각종 뉴스에서 라면 할인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쇼핑에 나섰지만 물건이 품절돼 결국 구매하지 못했다”며“왠지 할인을 미끼로 유인해 다른 상품을 찾게 만드려는 속셈 같아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실제 할인판매에 들어간 이후 해당 제품의 매출이 급증했다. 이마트는 4~6일 신라면 20개들이 박스와 삼양라면 5+1 상품 매출은 일주일 전에 비해 각각 810%와 330% 늘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신라면 박스 상품이 각각 630%와 425% 늘었고, 삼양라면 5+1은 400%와 148% 증가했다.
이마트측은 7일 저녁 8시 기준으로 30~40%에 달하는 매장에서 할인판매 라면이 품절됐다고 밝히고 현재 이 사태가 커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사실 대형마트가 공급량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이마트를 포함한 대형마트들은 올해 1월부터 앞다퉈 삼겹살과 CJ햇반, 오리온 초코파이, 서울우유, 바나나 등의 가격을 내렸다가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조기 품절을 피하지 못했다.
이마트에 식품을 공급중인 모 제조사 관계자는“제조사와 한마디 사전협의 없이 가격 인하를 단행한 이마트를 보면 '따라 올테면 따라와라'하는 식의 무책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제조사는 엄연히 생산 스케줄 및 인력에 따라 공급일을 맞추는데 이마트가 매번 무턱대고 가격할인을 단행한다면 한시적 생산량 증가를 위해 회사는 관련 인프라를 신속히 구축해야 하며 이벤트가 끝날 경우 다시 쓸모가 없어져 시설· 인력을 놀려야 하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마트의 할인정책 지속 여부가 충분한 공급량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최근 할인점간의 경쟁으로 인해 신세계가 지난해 신가격정책 TFT 구성당시 계획했던 할인폭을 크게 상회했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가격 할인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물량 압박을 통해 제조사들의 반발이 이어질 경우 지속 여부에 변수가 될 수 있고 결국 가격 인하폭도 당초 기획했던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진정한 오너십 체제로 돌입한 신세계가 이번 물량 공급 사태를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이마트 부문이 예년 수준 이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