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펀드시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춘)

입력 2010-02-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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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의 펀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바른 장기투자 문화 조성에 앞장서야 할 운용사들 중 일부가 제 살 깎아먹기 홍보에 치중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 금융 위기 이후 펀드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부 운용사들이 단기적인 수탁고 경쟁이나 1년 미만의 수익률로 운용사의 능력을 부풀리기하고 있다.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의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펀드 비투자자를 대상으로 펀드 가입 의사를 물은 결과 성인 남녀 66%가 ‘향후 펀드에 가입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펀드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비율은 2007년 77.7%, 2008년 40.3%에서 지난해엔 34%로 급감했다.

선진국에 비교해 국내 가계의 펀드 투자 비중은 월등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국내의 가계 금융 자산 중 펀드 비중은 7.1%에 불과한 상태다.

이렇듯 펀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기대수익률과 위험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투자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특히 지난해부터 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부 운용사들의 경우 장기 투자 문화 정착보단 단기적인 수탁고 경쟁이나 1년 미만의 수익률로 운용사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근시안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영업 몇 개월 만에 수탁고 수천억원 또는 수조원 돌파, 설정 며칠 만에 수백억 돌파 등의 내용은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아니다. 얼마나 투자원칙대로 펀드 성격에 맞게 운용돼 오고 있느냐가 중요하고, 소형펀드 중에서도 몇년 동안 고수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펀드들도 많다.

수익률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이 시작된 지 불과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00펀드 올해 수익률 1위’, ‘00펀드 설정 1개월만에 수익률 상위’등의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

게다가 모 자산운용사의 경우 타 운용사의 펀드 상품을 공개적으로 폄하하거나 카피 상품에만 치중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미투자자들의 펀드 투자에 대한 눈이 금융 위기를 겪은 이후 급격히 높아졌다는 것을 염두해둬야 한다.

2월 들어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펀드자금이 소폭 유입되고 있지만 여전히 반등이 오면 환매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선 상황이다.

겨울이 지나고 완연한 봄기운이 펼쳐지고 있지만 펀드 시장은 여전히 한 겨울이다.

타 운용사를 깎아 내리기보단 상생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목돈 마련에 부응하는 진실된 모습을 보일 때 펀드 시장도 살아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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