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3800억원을 신규 지원키로 하면서 금호산업과 대우건설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명암이 갈렸다.
금호산업은 신규자금 지원으로 단기성 상거래채무를 갚아 부도위기를 모면했고, FI들은 풋옵션 차익으로 받은 금호산업 채권의 원금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잃게된다.
2일 채권단에 따르면 신규자금 3800억원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협력업체들에게 제공된다. 3일 회의에서 금호산업에게 2800억원의 신규자금을, 9일에는 금호타이어에 대한 신규자금 1000억원 지원 방안이 결정된다.
금호산업은 이번 신규자금 지원으로 상거래 채무로 인한 부도 위기를 모면해 법정관리 신세를 피했다. 협력사들에 대한 자금은 금호산업의 상거래 채무로 잡히게 되며, 만약 이를 갚지 못할 경우 금호산업은 부도처리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
금호산업의 부도를 막아야 한다는 채권단의 의견에 대해 FI들이 공감하면서 75% 이상의 과반수 동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FI들은 이번 신규자금 지원으로 대우건설 풋옵션 차익의 보전과 관련된 권리를 일부 포기해야 한다.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담보로 잡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FI들은 지난해 12월 대우건설 풋옵션 권리를 유예해주는 조건으로 약정받은 풋옵션 차익 보전을 우선적으로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금호산업이 대우건설 주식을 팔아 마련할 수 있는 금액 중 2800억원에 대해 채권단의 권리가 FI들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채권단의 입장으로는 금호산업이 최악의 경우로 만기 전에 부도를 내도 담보로 잡은 대우건설 주식을 팔면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FI들도 금호산업의 부도를 막자는 의견에 공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FI들이 약정받은 권리가 법정상 확정돼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신규자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