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개선세를 보였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기술주의 급락과 유럽 이부 국가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다우산업평균은 29일(현지시간) 현재 전일보다 0.52%(53.13p) 내린 1만67.33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1.45%(31.65p) 급락한 2147.35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073.87로 0.98%(10.66p) 떨어졌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16.07로 3.42%(11.18p) 폭락했다.
이에 따라 다우산업평균은 1월 한달간 3.5%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5.4%, S&P500지수는 3.7%의 월간 하락율을 기록했다.
이날 미국 증시는 개장 전후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름세로 출발해 다우산업평균은 1만200선을 회복하는 등 상승폭을 키웠다. 하지만 기술주들의 급락과 유럽 일부 국가들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로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결국 하락세로 마쳤다.
美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5.7%(속보치)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6년여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2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며, 당초 시장전문가들이 예상했던 4.6∼4.7%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로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개장 후 로이터·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72.5에서 74.4로 상승했다. 이는 지난 15일 발표된 1월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인 72.8보다 높아진 수치이다. 이에 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시장 전망치인 73도 상회했으며, 최근 2년래 가장 높았다.
또한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가 발표한 1월 구매관리지수(PMI)도 전월 58.7에서 61.5로 상승해 예상치인 57.2를 웃돌았다.
하지만 이날 증시에서는 대형 기술주들이 크게 부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4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법인부문 영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3.3% 가량 급락했다.
세계 최대 플래시 메모리 카드 제조업체인 샌디스크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올 2분기 실적전망이 기대를 밑돈 점이 악재가 돼 11% 넘게 폭락했다. 특히 플래시 메모리가 카메라와 모바일폰에 사용되기 때문에, 샌디스크의 부진한 실적전망은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줬다.
그 외에 애플은 지난 수요일 아이패드를 공개한 이후 시장성에 대한 회의론이 짙어지면서 3.63% 떨어져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IBM은 1.10%, 시스코는 0.07%씩 내림세를 보였다.
여기에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 및 정부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 또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증폭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의 재정 적자 문제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기피로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를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달러화 강세 여파에 하락했다.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 인도분은 전일보다 75센트 떨어져 배럴당 72.89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