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증권사 의견도 갈리고 수급도 엇박자

입력 2010-01-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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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인 ‘팔자’, 기관 ‘사자’ ...스마트폰, 새로운 성장성 확보 vs 경쟁 과열 우려

최근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통신주들의 주가가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SK텔레콤의 향방에 대해 증권사들의 평가뿐만 아니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 의 수급도 엇갈리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가 폭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SK텔레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급 측면을 살펴보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주(1월25일~1월28일)들어 외국인투자자는 단 하루도 빼 놓지 않고 5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오면서 53만주 이상을 순매도하고 있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51만주 이상을 순매수하고 있다.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이다.

한편, 증권사들의 평가도 상이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10여 년간의 부진을 씻어내고 새로운 도약을 보일 것이란 평가를 내리는 의견과 반대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가입자 시장에서는 지배력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란 시각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신영증권은 SK텔레콤이 올해 매출액 가이던스로 매출액 13조원, Capex 1조7500억원, 전년 이상의 EBITDA(4조2000억원 이상), 전년 수준의 배당액(9400원)을 제시했으나 이를 달성하기가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신영증권 천영환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 장세 불안에 따른 방어주 선호 현상으로 SK텔레콤의 주가가 탄력을 받고 있으나 낮은 어닝 모멘텀과 통신주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투자매력은 낮다”고 전했다.

현대증권도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가입자 시장에서는 이 같은 지배력을 나타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을 제시했다.

권정우 현대증권 연구원은 “Wi-Fi망을 중심으로 한 통합망 확보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망경쟁력 열위로 인해 스마트폰 가입자시장에서 기존의 지배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과 더불어 올해 스마트폰 경쟁이 과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권영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T의 올해 200 만대 스마트폰 판매 목표로 인해 올해 스마트폰 과다 경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분기 아이폰 출시로 인해 SKT는 삼성 T*Omnia 2폰 마케팅에 SAC가 상승해 8분기 만에 최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올해 안드로이드폰이 출시되고 KT와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을 위협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IBK투자증권은 SK텔레콤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변화 추진은 긍정적이라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지난해 4분기 무선인터넷의 ARPU는 전분기 대비 6% 상승했는데, 4분기가 계절적으로 사용량이 많아지는 시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상승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무선 서비스가 결합된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스마트폰의 모델 수가 많아져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입자가 늘어날 것이고 신규 사업 모델인 융합서비스(IPE: 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는 산업간 컨버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저성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바람직한 사업 모델”이라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스마트폰과 B2B로 성장성을 회복할 것이라며 ‘매수’의견을 유지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면서 단기적으로는 마케팅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지만 스마트폰 보급 증가로 무선인터넷의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고, 타 산업과의 협업형 IPE도 본격 추진해 스마트폰과 B2B는 성장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모바일 인터넷 및 IPE 부문 성장 가능성에 비해 현재 밸류에이션 수준이 과도하지 않고, 유통 경쟁력과 가입자 선호도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렇듯 수급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사 관계자는 “통신업황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한 것이 사실이다”며 “SK텔레콤의 경우에도 긍정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증시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 SK텔레콤만의 독자적인 상승을 기대하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시장이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인 후에 매매 판단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고 같은 통신업종에 속해있는 KT 대비 SK텔레콤의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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