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하이닉스 등 호 실적 기록...올 실적 전망도 긍정적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가 다시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으로 7조90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20억원(영업이익률 2%)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은 연결기준으로 전분기 2조1180억원 대비 32% 증가한 2조7990억원을 기록, 분기 사상 최대 매출(원화기준)을 올렸다.
영업익도 전분기 2090억원에서 238%나 증가한 70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5%로서 전분기의 10% 대비 15% 포인트 개선됐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매출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판매 수량 증가와 더불어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것 이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4분기 D램 평균 판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26% 상승했으며, 출하량은 12% 증가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평균판매가격은 5% 하락했으나 출하량은 37% 증가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연간 100조 매출과 10조 영업이익을 동시에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작년 4분기는 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3조7000억원이라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실적 호조는 반도체 부문 역할이 컸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구자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실적 호전 주연은 역시 반도체 부문"이라며 "반도체 가격의 강세 지속과 원가 경쟁력 우위로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지난 2008년 말 까지 국내 반도체 제조사들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가 시장에 과잉 공급되고 전세계 경기침체가 발생하면서 반도체 값이 폭락, 어려운 상황을 맞아왔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지난해 초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으며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 다시 호황기를 맞이한 것이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호 실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반도체 경기 호조가 장기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당초 D램 경기가 지난해 4분기를 고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 상반기에도 강세를 보이는 등 호조세를 띠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이유에 대해 이 연구원은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PC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DDR3를 중심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D램 시장 호조 원인이 주로 업체들의 설비투자 축소와 후발업체들의 생산 차질 등 공급문제 해소에 따른 것 이었다"며 "반면 올해는 공급보다는 수요 측면의 호조가 경기 회복을 이끌 전망"이라고 밝혔다.
PC 시장이 경기회복과 기업용 교체수요 등으로 14.2%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PC이외에 스마트폰, e북, 태블릿PC 등 PC 기능을 갖춘 모바일 기기 시장이 열리는 등 수요가 메모리 경기 호황을 이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특히 양사가 생산비율을 50% 이상 늘리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DDR3 부문은 올해 출하되는 PC의 60% 이상이 채택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DDR3 제품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스마트폰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한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도 양사는 미세 공정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각각 낸드와 모바일 D램 개발과 양산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빠르게 성장하는 대용량 모바일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64GB(기가바이트) 모비낸드(moviNAND)'와 '32GB 마이크로SD(microSD)' 카드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하이닉스반도체도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D램 제품인 2기가비트(Gb) LPDDR2(Low Power DDR2)를 개발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폰과 스마트북 등의 다양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 지원이 가능한 제품"이라며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영주 연구원은“2010년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합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489억달러로 메모리 반도체 역사상 최고의 호황기였던 2006년 478억달러를 상회하는 규모 예상 된다”며“특히 삼성전자의 2010년 출하량 기준 D램 시장 점유율은 35.5%(매출액 기준 40% 가량)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