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사업부문별 분사 '신호탄' 쐈다

윤활유 분사에 이어 화학사업 분사 착수…자원개발사업 분사 관측도

SK에너지가 화학 사업부문의 분사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작년 윤활유 사업부문 분사에 이어 화학사업과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분사도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용흠 SK에너지 화학CIC(회사 내 회사) 사장은 15일 "현재 화학 사업부문의 분사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업부문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화학산업을 독립CIC로 승격시키고 자원개발사업부문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분리, 독립시켜 사업부 분사를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왔으며 사업부 대표의 입을 통해 처음 공식화된 것이다.

SK에너지는 앞서 지난해 10월1일 윤활유사업을 분할해 SK루브리컨츠를 출범시킨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의 경우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줄여 스피드를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분사를 통해 모회사와 자회사 형태를 유지, 기업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윤활유사업에 이어 화학사업 및 자원개발사업 등 정유사업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을 분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SK에너지 입장에서도 분사를 반대할 이유가 많지 않다.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시설과 인력에 충분히 투자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직을 슬림화시켜 의사결정을 빨리 할 수 있어 사업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자영 SK에너지 사장도 사업부문별 분사를 예고한 바 있다.

구 사장은 지난해 7월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SK에너지가 지향하는 글로벌메이저들은 석유사업, 석유화학, 윤활유, 자원개발이 다 분사 돼 있으며 SK에너지도 그런 경쟁체제를 갖춰져 갈 것"이라며 "(분사를 통해) 기존의 백화점식 사업에서 탈피해 스피드 경영을 구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사업부문 분사 시점은 수 개월 내는 어렵지만 2015년 이전에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SK는 그룹차원에서 2015년까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단계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는데다 SK에너지도 2015년 글로벌 톱 플레이어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당장 분사를 추진하기 보다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에너지측은 "다양한 성장 방안 중 하나일 뿐이며 현재 사업부문 분사 계획은 없다"면서 분사 추진설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SK에너지는 화학사업부를 2015년까지 중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김용흠 사장은 "SK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화학사업부 인력을 중국에 전진배치하기로 했다"면서 "올해 1월부터 시작된 중국 상하이로의 본사 이전이 늦어도 2015년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체 화학 부문 1100명 가운데 66명이 중국 본사로 이전했으며 오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이전을 추진,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화학 부문을 중국으로 옮겨간다는 방침이다.

2008년 말 기준으로 SK에너지의 전체 매출 45조7373억 원 가운데 화학부문 매출은 10조3646억 원을 차지한다. 특히 화학부문 매출 가운데 20~30%를 중국 수출로 올리고 있다.

SK에너지 화학사업부는 앞으로 중국 상하이 본사에서 올레핀과 아로마틱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앞으로 SK에너지와 SK케미칼, SK네트워크 등 SK 화학 부문을 모두 중국으로 전진 배치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서울에는 국내 영업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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