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수·합병(M&A) 大戰 개막

입력 2010-01-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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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하이닉스 등 줄줄이 대기...채권단 공개입찰 준비

지난해 시장의 기대와 달리 소문만 무성한 채 별 성과가 없었던 기업 인수·합병 시장(M&A)이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올해 대형 기업 매물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업인수목적회사가 상장돼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대형 매물들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린데다 자금여력이 뛰어난 기업들이 많지 않아 M&A 성사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소화되지 않은 매물인 대우조선해양과 하이닉스 등을 비롯해 현대건설,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대형 매물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올해 20조~30조원에 달하는 M&A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M&A 시장에 처음으로 나온 매물은 지난해 효성이 인수를 포기했던 하이닉스반도체다. 채권단은 지난달 20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하이닉스 매각 제한지분(28.07%)을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매각한다는 공고를 냈으며 이달 2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받는다.

현재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후보자가 없을 경우 특정 투자자에게 지분을 묶어 파는 '블록세일'이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화의 인수 철회로 매각이 무산됐던 대우조선해양도 산업은행이 지난해 말 공동 매각 주간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해 1월 중 재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매각가격은 조선·해운 경기 악화로 지난해의 절반 정도인 3조~4조원대가 예상된다. 현재 포스코 등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최근 시무식에서 "올해부터는 좀더 가시적으로 풍력· 조력· 조류발전 등 바닷속 자원개발을 포함해 바다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찾는 사업기회를 탐색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조만간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오는 20일경 열리는 공적자금위원회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공고를 내고 올해 상반기 중에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추진키로 했다.

꾸준히 시장을 통해 관심을 가져왔던 포스코의 인수가 유력한 상황이다.쌍용차의 경우 이달 중 매각주간사를 선정해 8월쯤 매각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쌍용건설 등 건설회사들도 잇따라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하이닉스 매각이 마무리되는 대로 현대건설 매각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쌍용건설도 올해 안에 M&A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또 금호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이 인수키로 한 대우건설도 시장에 다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동국제강 등 일부 기업의 경우 합리적인 조건을 전제로 이미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는 상황이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최근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 아직 공식적으로 제안도 받은 바 없지만 합리적 조건에 제안이 온다면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며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 외에도 금호그룹처럼 과도한 부채로 재무개선약정을 맺은 주채무계열(기업진단)이나 현재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조선·건설·해운 분야의 취약업체들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구고고정에 적극 나서는 과정에서 알짜 기업들이 추가도 M&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봤다.

한편 이처럼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대기업들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설지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공급은 많지만 자금 여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M&A에 관심을 보인 기업은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그룹 정도다. 더군다나 포스코를 제외하고는 현금 유동성에 대해 확신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하이닉스 채권단은 LG 등 일부 대기업에 강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높은 매각금액과 반도체산업 특성상 경기 사이클에 대한 리스크 부담이 커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는 실정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 대부분이 최소 1조원 이상으로 국내 기업 중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기업은 포스코, GS, 한화, 롯데 정도로 제한적"이라며 "올해 시장에 나온다고 해서 전부 소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기 회복세 등을 면밀히 검토해 순차적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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