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중 국내외 물가 상승 속도, 금통위 변수 등 관건
새해들어 원화 가치가 가파른 절상 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시중금리의 동반 상승 현상으로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내 新3高 리스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경제나 금융시장에 가장 부담스러운 환율 리스크는 원·엔 환율로,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원·엔 환율의 경우 지난해 12월초 대비 8% 이상 떨어지면서 국내 제조업 및 수출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유가 등 원자재 가격도 점차 부담스러운 수준대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중국의 긴급 정책 선회 가능성으로 소폭 내림세를 보였으나, 그간 미국의 양호한 경제지표 및 전세계적인 한파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10거래일 연속 오르는 등 배럴당 82달러대까지 치솟으면서 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곡물을 제외한 각종 원자재 가격의 동반 상승세로 국내 제조업체의 원가부담 상승은 물론 궁극적으로 국내 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아울러 원화 강세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궁극적으로 교역조건을 악화시켜 국내 경기사이클에 부담을 줄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불안한 시중금리 움직임도 점차 경기에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장 마감 직전 발표된 재정부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권 행사 소식은 투자심리를 크게 뒤흔들었으며 국내 증시의 급락을 가져왔다.
재정부가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여함으로써 금리 인상이 한 발자국 멀어졌다는 평가이지만, 재정부가 지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금통위에 직접 관여할 만큼 현 시점이 출구전략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출구전략 차원에서 금리인상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의 물가압력 확대는 금리인상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는 또 다른 촉매제가 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고 현상이 당장에 국내 경기사이클과 금융시장에 커다란 조정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겠지만, 신3고 현상 후유증으로 물가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출구전략 우려감을 확산시켜 경기와 금융시장의 조정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분기부터 점차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물가상승 속도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물가 추이와 관련해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국내 물가상승폭이 확대되기 시작했고,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디플레국면에서 벗어나면서 플러스 전환하는 동시에 연초부터 물가상승폭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글로벌 디플레이션 현상의 원인중에 하나였던 재고조정 압력이 크게 해소된 점 역시 연초부터 물가의 또 다른 상승압력"이라며 "결론적으로 신3고 현상 리스크가 가시화될지 여부는 궁극적으로 물가를 통해 확인될 것이라는 점에서 1분기 중 국내외 물가 추이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엔화대비 강세흐름을 보이는 원화 흐름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경기하강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또한 실적 시즌이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조정을 말하기에는 성급한 감이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불안의 중첩으로 시장의 단기 조정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감속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인 조정장세의 출현을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8일 금통위부터 시작되는 변수들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