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15차 당사국 회의가 19일 기대에 크게 못미친 '코펜하겐 협정'을 내놓고 마감되자 세계 각계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 협정은 지구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내로 제한하고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재정 지원 계획도 제시했지만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대해 비정부기구와 과학자들은 협정이 '실패작'이라며 실망감을 토로했다.
국제 구호단체 옥스팜은 코펜하겐 협정이 "기후변화의 재앙적 결과를 막고 기온상승에 대한 빈국들의 대처를 지원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역사적인 배신"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온라인 사회운동조직 아바즈닷오그(Avaaz.org)는 특히 미국과 중국을 겨냥해 양국이 이번 회의에서 맥빠진 협정을 내놓겠다는 의지를 공유했다고 비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야당인 민주동맹(DA)의 가렛 모건 대변인은 이 협정이 "야심 차지 못하다"며 빈국들을 소외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왓슨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교수는 "가장 평가하기 쉬운 잣대는 기온 상승폭을 2도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인데 이번 협정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에 부족하다"며 "향후 2년 내로 구속력 있는 결정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소재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모임'(UCS)의 앨든 마이어는 코펜하겐 협정이 선진국의 구체적인 감축 목표 제시, 개도국의 배출전망치 대비 감축,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달하는 연도 제시 등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중남미 좌파블록 '미주(美洲)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소속 국가 지도자들도 코펜하겐 협정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합동 기자회견에서 협정을 "미국의 속임수"라고 비난했으며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먼저 교토의정서를 준수하고 사람을 죽이기보다 살리는 데 돈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