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묵직한 주행성, 독일차 뺨치는 기아차 'K7'

입력 2009-12-10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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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서스펜션에서 오는 무게감...디자인 · 주행성 · 안전성 '수작(秀作)'

지난 9일 기아자동차에서 최근 내놓은 준대형 세단 'K7'을 경남 남해 일대에서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K7'은 수입차 브랜드들이 누리는 고급차 시장에 뛰어 들어가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기아차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차인 것과 동시에, 출시 10일 만에 계약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시승 행사는 더욱 남달랐다.

'K7'은 예상대로 '빛'이 단순히 조명을 넘어 장식성을 가질 수 있도록 디자인 됐으며, 직선과 곡선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뤄 '클래식한 세련미'를 뽐내고 있었다.

차체 크기, 품질, 안전성 등 상품성에 있어서도 국내에서 경쟁 차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시승차는 람다Ⅱ 3.5 엔진을 장착한 최고급 모델이다. 이 모델은 최고 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34.5kg·m, 연비 10.6km/ℓ 등 동급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디자인, 크기, 성능 등 경쟁차종 찾기 힘들어

시승을 위해 스마트키를 가지고 차 앞에 다가서니, 아웃사이드 미러가 펼쳐지며 도어 손잡이의 조명이 들어왔다. 이것이 차와 운전자와의 교감을 위해 세계 최초로 적용된 '웰컴 시스템'.

실내는 곳곳에 켜지는 화려한 조명이 눈부실 정도였으며, 특히 가죽으로 처리된 대시보드, 렉서스 LS460,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등에 적용되는 최고 등급의 가죽(NAPPA)시트 등이 고급감을 더했다.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열선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도 추운 겨울철 운전에 더 없이 좋은 기능이었다.

시동을 켜고 해안변을 따라 약 80㎞의 남해 일대를 시승했다. 운전대를 잡으면서 'K7'에 대한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던 점은 '묵직함'이었다.

이전, 국산차를 운전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 사양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차가 가볍고, 경박해 보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K7'은 운전석에서 운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뒤에서 전해져 오는 무게감이 안정감 있게 느껴졌다. 마치 부드러움을 강조하는 일본차보다 주행성을 강조하는 독일차 쪽에(비록 회사측은 렉서스 ES350을 타겟으로 했다고 하지만) 더 초점을 맞춘 듯 했다.

가속페달과 스티어링 휠은 고속에서, 혹은 급커브 길에서 더욱 무게감을 더해 안정적이었다. 특히 급커브 길이 많은 시승코스였음에도 불구하고 차가 흔들리거나 기울어지는 느낌이 거의 없었다.

이는 차량에 설치된 다양한 센서로부터 주행환경을 인지해 우수한 승차감과 조정 안정성을 제공하는 전자제어 서스펜션(ECS ; Electronic Control Suspension)이 장착됐기 때문이라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또한 전자제어 서스펜션은 자동(Auto)과 스포츠(Sports) 등 2가지 선택 모드가 있어 운전자가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거기다 시동을 켤 때도 느낀 점이었지만, 고속으로 주행하는데도 불구하고 차체의 정숙성은 여느 수입차 못지않았다.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는데도 불구하고 차체 소리는 듣기 싫은 '소음'이 아닌 듣기 좋은 '사운드'처럼 전해졌다.

◆부드러움 보다 주행성에 초점, 수입차 못지않아

6단 자동변속기는 수동 모드도 지원하고 있어,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기에 좋아 보였다. 다만 여기에 패들쉬프트까지 장착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았다.

또한 달릴 때 무게감 있는 주행성뿐만 아니라 민첩성과 반응성까지 겸비했다면, BMW나 아우디 정도는 넘어섰을 것 같다는 판단이다.

그 외 시속 60㎞ 이상으로 주행 시 차선을 이탈하면 작동하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윈드실드에 부착된 센서가 김서림을 감지해 별도의 조작 없이도 김서림 제거 기능이 작동되는 오토 디포그 시스템, 후방 카메라뿐 아니라 좁은 길을 저속으로 지날 때 작동되는 전방 카메라 등 안전성 역시 돋보였다.

최근 국산차들이 디자인 면에서나 기술적인 면에서 수입차 못지않게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것을 볼 때면 여간 기쁘지 않다. 'K7'은 바로 그 정점에 서 있는 차라고 말하고 싶다.

이전의 국산차들이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요리를 못해 맛없는 음식이 된 경우가 많았다면, 'K7'은 최고의 재료를 가지고 제대로 맛을 낸 보기 드문 '명품요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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