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분리요금제 국내 도입 가능한가?

입력 2009-12-09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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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와 통신요금 분리적용, 일본은 2007년부터 시행

새로운 휴대폰 단말기 출시 주기가 빨라지고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요금할인제도를 단계적으로 실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시행중인 단말기와 기본요금을 별도로 운영하는 분리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분리요금제'는 단말 구매시에만 가입할 수 있으며, 단말보조금 활용 여부를 먼저 정하고 음성요금제, 할인서비스 및 데이터요금제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일본 이동통신시장은 요금 할인 및 단말보조금 경쟁이 최고조에 달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현재 국내 상황과 같은 치열한 요금경쟁이 지속된 것이다.

일본 소프트뱅크 모바일이 망내 할인요금제를 출시하자, NTT 도코모와 KDDI au는 별도 요금을 내지 않고 2년 약정만으로 기본료를 50% 할인받는 서비스를 출시하며 맞불을 놨다.

단말 보조금 경쟁도 치열해 5만엔대 단말기는 2~3만엔, 저가모델은 무료 제공이 일반화 됐다. 의무사용기간은 통상적으로 1년으로 책정했다.

이같은 과열 경쟁이 지속되자 일본 정부와 소비자 단체에서는 판매장려금은 통신요금으로 회수되므로, 단말을 교체하지 않는 장기사용자가 불리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사용자가 지불하는 요금이 단말기에 대한 것인지, 서비스에 대한 것인지 명료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단말기 가격과 서비스 요금 구분을 통신사에 주문했고, 판매 장려금 회계처리를 명확하게 하는 방향으로 지난해 3월 전기통신사업회계규칙을 개정한다.

▲일본 이동통신사업자가 시행중인 분리요금제 도입 현황

일본의 분리요금제 도입 과정을 볼때 국내 이동통신 환경에서도 단말기와 서비스 요금의 분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높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 관련 전문가들도 근본적인 이동통신 환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말기 보조금 제도의 개선이 우선적인 과제로 꼽고 있다.

우리 정부가 사업자 의지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인 요금인하 둔화의 요인이 단말기와 서비스 요금이 원인이라면, 이에 따른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부 성낙일 교수는“우리나라는 단말기 보조금을 통한 신규 가입자 유치경쟁 때문에 요금 인하가 둔화되고 있다”며“과거 보조금 지급 금지 기간에도 불법 보조금이 성행했던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단말기와 이동통신 가입의 결합판매가 존속하는 상태에서 보조금 지급 금지와 같은 직접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기본적으로 단말기 보조금 혜택을 줄이고 요금 인하 방안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그러나 사업자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지속되기 때문에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분리요금제를 채택하기에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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