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고금리”는 이제 옛말

입력 2009-12-07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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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과 0.87% 차이...섣불리 금리 인상도 못해

올해 초 8%대라는 높은 금리로 시중자금을 끌어 모으던 저축은행이 최근 금리격차가 일반은행과 크게 차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현재 4개 시중은행(국민, 우리, 신한, 하나)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 평균은 4.35%, 4대 대형 저축은행(솔로몬, 한국, 현대스위스, 토마토) 평균금리는 5.22%로 금리 차는 불과 0.87%포인트 밖에 나지 않았다.

이처럼 은행과 저축은행간의 예금금리가 이처럼 좁혀진 이유는 시중은행들은 금융위기가 완화된 올해 상반기 이후부터 수신경쟁을 시작했지만 저축은행들은 예전처럼 예금금리를 크게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은 113조2000억원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작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났다.

11월 들어서 전월보다 1190억원 하락한 11조4084억원으로 첫 감소세를 보였지만 이는 저축은행으로의 자금이탈이 아닌 국내 증시로의 자금이탈이 많아 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 두바이 쇼크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해외 펀드 기피현상이 급격히 펴지고 있다”며 “국내 주식형에 지난 한 달 동안 3327억원가량의 자금이 순유입 되는 등 증시로 자금이 이탈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권의 수신이 대폭 증가한 것은 신상품 출시와 펀드 환매 자금 유입 등의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은행금리와 저축은행의 금리차이가 미미해 저축은행 예금 선호도가 떨어진 것이 주된 요인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월 이후 9개월째 4%대에서 정체돼 있다. 개별 저축은행들마다 금리를 소폭 인상하거나 인하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저축은행=고금리’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예금금리가 낮아졌다.

저축은행중앙회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때에는 저축은행들이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인상하면서 자금력을 확보했지만 현재 저축은행은 풍부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예금금리를 무리하게 인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축은행들이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마땅히 자금을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해 수신금리를 올리기 힘든 상황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저축은행 자금 조달의 1등 공신이었던 후순위채 등급 하락도 저축은행들의 자금운용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시중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의 금리를 생각하면 저축은행만 섣불리 금리를 인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작년과 금리차이가 현저해 어느 정도의 자금이탈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걱정된다”며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해에 비해 3%포인트 이상 낮아 대규모 수신자금 이탈이 우려되는데다 저축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던 후순위채 등급도 최근 하락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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