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서는 기업이 없어 고민...내년 1월 말까 LOI 접수할 예정"
하이닉스반도체 재매각 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와 같은 국민주 방식으로 하이닉스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9일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철회한 이후 마땅히 나서는 기업이 없어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재매각이 무산되면 국민주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효성이 인수 포기를 선언한 후 하이닉스 매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주관은행인 외환은행은 다음 달 21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매각공고를 내고 나서 내년 1월 말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할 예정이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도 "공개적으로 매각 절차를 재개한 만큼 다음 달까지 기다려보고, 그다음에 다른 방법을 강구해 볼 수 있다"며 "국민주 방식도 여러 가지 안을 그리는 과정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주 방식은 지난 1998년 포스코를 민영화할 때 활용됐다. 당시 정부와 산업은행이 보유한 포스코 지분은 1인당 3% 이내로 제한해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국민 공모주 방식으로 매각됐다.
하지만 채권단의 반발이 예상돼 국민주 방식이 최종 성사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보장받을 수 없는 채권단으로써는 국민주 방식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채권단은 효성의 인수포기 선언으로 새롭게 추진하는 재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경우 하이닉스 지분 28.07% 가운데 10~15% 정도를 먼저 팔아치우는 블록세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으로는 채권단이 하이닉스에 투자한 자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는 데다가 앞으로 나머지 지분을 떠안을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줘 추가 매각을 쉽게 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채권단 보유 지분 전체를 소액주주 몫으로 쪼개면 하이닉스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포스코 방식'의 매각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