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외항사 화물기 이용 등 자구책 마련
화물기 공급 부족과 항공화물 운임 급등이 주력 수출 품목인 IT제품의 수출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유럽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LCD 패널ㆍ반도체ㆍ휴대폰 등 IT 제품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한국발 화물에 대한 화물기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적기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고, 운임 급등에 따른 수출업계의 물류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사들은 지난 연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물동량 감소로 운항 화물기를 줄였으나 최근 물량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확보를 위해 화물기 증편에 적극 나서지 않아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화물기 공급 부족으로 인천공항 항공화물 터미널에는 IT제품을 중심으로 일일 평균 2000톤 가량의 수출화물이 수송되지 못하고 공항에 적체되어 있는 실정"이라며 "이에 따라 500kg이상 중량화물의 경우 운송 예약 자체가 어려운 가운데 미주지역은 3~4일, 유럽지역은 일주일 정도 공항에 대기해야할 형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은 성수기 들어 한국발 화물에 대한 화물기 스페이스 공급 배정 비율을 늘리지 않아 국내 수출업체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처럼 화물기 공급 부족에 따른 수출 화물 적체 현상은 연말까지 지속되어 수출 제품의 전반적인 수송 차질은 물론 중소업체들의 경우 운송 예약 불가로 수출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항공사들이 화물기 공급을 줄이면서 운임을 지속적으로 올려 수출업체들의 물류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올 들어 항공사들이 시장 운임을 계속 인상한 결과, 유럽행 일반 화물 운임은 연초에 비해 이미 배 이상 올라 국내 주요 항공화물 수출업계의 물류비 부담이 종전에 비해 배로 늘어났다.
항공사들은 유럽과 북미지역의 경우 스페이스 부족을 이유로 긴급화물에 대해서는 익스프레스(특송) 요금을 요구하여 이들 지역 운임은 항공사들이 신고한 태리프(고시) 요율을 상회할 정도로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 국내 무역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 운송 시장에서 공급이 부족한데다 운임마저 급등해 운송 계획을 제대로 세우기 어렵다"며 "항공화물 특성상 납기 지연에 따른 클레임 비용 발생과 물류비 증대에 따른 원가 상승 요인을 수출업체가 모두 안아야하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출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내 항공화물 수출업체 관계자들은 최근 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업계대책회의에서 IT제품의 안정적인 수출을 위해 화물기 공급을 늘리고 급격한 운임 인상을 억제하는 데 관심을 가져줄 것을 관련당국에 촉구했다.
수출업체들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자구책의 일환으로 일부 품목을 항공운송에서 해상운송으로 전환하고 외항사를 통해 공동으로 화물기를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