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저축銀 부실감사로 공적자금 투입 자초

입력 2009-11-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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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수익률 조작 뒷북 대응 등 감사원 지적

금융감독원이 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부실 감사로 저축은행의 부실을 키워 정부 공적자금이 무려 2000억원이나 투입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감사원 금융감독기구 운영 및 감독실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금감원은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사가 주가를 고의로 하락시켜 수익률을 조작함으로써 투자자에 손실을 끼칠 우려가 컸음에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에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23일 금융감독원 기관운영 감사 결과를 이 같이 공개하고 금감원이 상호저축은행 감독 분야에 있어 검사 업무를 부실하게 수행하고 ELS 투자자들에 대한 보호 장치를 적절히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먼저 감사원은 금감원이 지난 2007년 1월 부실이 발생해 적기시정조치가 진행 중인 H저축은행과 J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정상화 추진 실태를 점검하면서 해당 부실 저축은행이 부실 대출을 정상으로 분류하는 등의 방법으로 BIS비율을 높게 산정한 자료를 충분한 검토 없이 그대로 인정해 해당 저축은행 부실을 자초했다고 진단했다.

금감원의 이 같은 '느슨한' 저축은행 감사 결과 인정으로 금감원이 해당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 시정조치를 해제한 결과, 관련 저축은행의 부실 확대를 키웠고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

특히, 감사원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이 자신이 검사를 맡았던 해당 상호저축은행 검사서를 허위로 작성해, 부당 대출로 고발 대상이었던 해당 저축은행의 전 대표이사를 고발당하지 않게 해준 사례도 드러났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이에 해당 저축은행들에 대한 검사 업무와 검사결과 처리를 부실하게 한 관련자 3명을 문책하도록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감사원은 ELS 수익률 조작 의혹 방치와 관련해서는 일부 ELS 운용사가 만기일 직전 관련 주식을 매도해 주가를 고의로 하락시켜 투자자들에 손실을 끼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음에도 불구, 금감원은 운용사가 개별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련의 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 때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월 기준으로 1~2개 종목의 주식으로 기초자산이 구성된 ELS가 전체 발행 잔액의 55.9%를 차지해 단 1개의 주식 시세 변동만으로 ELS 수익 조작이 가능한 상황임을 감지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

금감원은 당시 일부 ELS 운용사의 이 같은 수익률 조작에 ELS 만기일 직전 3일 평균가를 기준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도록 운용사의 시세 조종을 방지 차원의 헤지거래 지침을 마련했지만 뒷북 대응에 불과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이에 금감원이 ELS 상품 구성과 운용 방식 등을 개선하고 운용사명을 투자자에게 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토록 하는 동시에 시세조종 혐의가 있는 11개 종목에 대해 불공정거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라고 통보했다.

이 밖에 감사원은 금감원이 투자자에게 펀드 규모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었음에도 투자자 보호장치를 강구하지 않은 것과 관련, 자본시장법상 펀드로 전환 등록하지 않은 펀드를 앞으로 투자자들에게 통보토록 하고 펀드 규모 정보를 포함해 공개하는 등 투자자 보호 방안을 금융위원회에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 중복가입 여부에 대한 확인시스템 부실로 소비자가 실손의료보험 가입시 불필요하게 중복가입할 우려가 여전하다며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과 중복계약자가 한 보험회사에 보험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는 방안도 당국에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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