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특집] LG전자 TV사업 효자사업 '변신'

입력 2009-11-2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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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소니 제치고 2위 등극...올 3분기 5개 사업본부중 최대 매출

LG전자의 TV사업이 3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다시 갱신하며 이른바 '돈 되는' 효자사업으로 변신했다.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이번 분기 매출 4조9285억원과 영업이익 2548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 5개 사업본부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으며, 영업이익 역시 지난 분기에 기록했던 2236억원을 초과해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5.2%의 영업이익율을 기록, 지난 분기(5%)에 이어 마의 5% 벽을 다시 넘었다.

지난 2007년만 하더라도 44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56억원에 그쳤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 2분기 LCD TV 시장에서 소니를 제압한 기세를 몰아 판매량도 크게 늘렸다. 총 481만대의 평판TV를 판매했다.

LCD TV 판매량은 전 분기 355만대에서 크게 늘어난 401만대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400만대 시대를 열었다.

2분기 11.8%였던 세계 LCD TV 시장 점유율도 약 12.5%로 늘어나, 판매량 정체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3위 소니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것으로 전망된다.

구조개선과 원가 경쟁력 확보에 성공한 PDP TV도 50인치 이상 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전 분기 73만대에서 79만대로 판매량을 늘렸다. 돌풍의 진원지는 유럽이었다. 3분기 유럽에서 전체 평판TV 판매량의 41%에 달하는 197만대를 판매했다.

지난달 출시한 하반기 전략제품 보더리스 TV의 경우에도 전체 10만대 중 절반에 가까운 4만 6천대가 이 지역에서 판매돼 유럽에서 특히 강한 LG TV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강신익 HE사업본부장(사장)은 2007년 TV 사업을 맡은 후 2년간 사업의 본질인 ▲제품 리더십 ▲마케팅 ▲SCM 등 속도경영 등 3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탄탄히 다지는데 주력한 게 큰 힘이됐다.

제품 측면에서는 기존 TV 업체들의 디자인 위주의 경쟁에서 ▲직하방식의 한계로 여겨졌던 두께의 문제를 극복한 초슬림 풀LED ▲라이브스캔 기술로 영상이 겹치면서 생기는 잔상의 원인 자체를 없앤 트루모션 240Hz LCD TV ▲무압축 무선전송 TV ▲인터넷을 통해 영화, UCC를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는 브로드밴드TV 등 프리미엄 LCD TV 제품군을 대거 개발했다.

또,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고객층을 세분화해 고객의 요구를 풀어 줄 차별화 요소들을 차별화했다.

초슬림 풀LED의 경우 최고급 TV 구매고객들은 벽걸이 TV 주변의 복잡한 연결선이 불만이라는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무압축 무선 전송 기능을 LED LCD TV 최초로 적용했다.

소비자가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도 시청환경에 가장 적합한 화질을 설정할 수 있도록 화질 마법사 기능을 LCD/PDP TV 전체에 적용했다.

USB나 외장형 하드에 동영상 파일을 담아 TV에 꽂기만 하면 고화질 영화, UCC 등을 대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디빅스HD 기능도 올해 처음 선보였다.

지난해 스칼렛 LCD TV를 론칭하면서 세계시장에 대규모 광고 캠페인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구축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극심한 저가 경쟁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인 대규모 할인 판매 행사 참가를 자제할 정도였다.

판매량 확대보다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는게 미래를 위해 우선되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 애초 TV 시장 위축 전망과 달리 올해 업계 최고의 성장세를 보인 LG전자에 대한 유통업체들의 러브콜을 불러왔다.

SCM 고도화는 강 사장이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다.

강 사장은 화질, 디자인 등 제품 본연 외에는 SCM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제1의 경쟁력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수요와 공급이 동기화되어야 한다고 줄곧 강조했다.

취임 초기, 고객의 주문에 납기를 맞추지 못해 심심찮게 주문 취소를 당한 경험을 통해 SCM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고객 주문에서 생산, 납품까지의 체계를 완전히 새롭게 정비했다.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점과 생산현장,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가 하나로 연결된 시스템을 통해 고객은 어떤 제품을 주문하더라도 3일내 제품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예년보다 늘어난 물량을 사전에 공급하고 유통업체의 추가주문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면서도 적정 재고 관리에 성공한 것.

일례로 한국에서 구매해 유럽까지 가는데 40일 이상 걸리던 자재를 현지에서 직구매하는 방식으로 바꿔 유럽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기간을 대폭 축소했다.

폴란드 생산공장에서 판매법인을 거쳐 고객에게 배송되던 물류 프로세스도 생산공장에서 고객에게 바로 가도록 했다. 가격 하락이 가파른 TV 사업의 특성 상 재고는 곧 손실이라는 인식으로 유통재고를 최소화했다.

수요 예측율을 높이기 위해 CPFR(Collaborative planning & forecasting Replenishment)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제품이 특정 유통망에 몇 개 남아 있고 얼마나 더 필요한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이는 LG전자, 유통망, 부품 공급업체 간 선순환 구조로 이어졌다.

LG전자는 전세계 해외법인의 주별 생산현황과 주문량을 정확히 파악해 적기공급 계획을 세움에 따라 안전 재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가져가는 재고)를 없앴다.

SCM 기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생산방식도 세분화됐다. 주문량이 큰 수출용 제품은 흐름라인으로, 이외 제품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인 셀라인 방식으로 하루하루 필요량만 생산하게 된 것.

유통망도 LG전자와의 상호 신뢰 관계가 높아져 추가 재고를 가져가지 않게 되었다. 자재재고의 경우에도 6개월 이상의 수요를 시스템 상에서 파악할 수 있어 최소 수준으로 가져가며, 납품업체도 안전 재고를 최소화하게 됐다.

안전재고가 사라져 제품 판가 하락에 대한 가격보상도 현저히 감소했다. 이는 수익성 제고로 직결됐다. 아울러 매장에 재고가 없어져 신제품의 유연한 교체도 가능해 졌다. 신제품을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 관리를 위해 유럽, 미국 등지의 할인점 진입을 미뤘던 판매 채널 고급화 전략도 올해 들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또, 영국 프리미어리그 풀럼 구단을 후원해 선수들의 경기복, 경기장 광고, 이벤트를 통해 LG 로고를 집중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600억 원 이상의 광고효과를 거두는 등 스포츠 마케팅도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로 직결됐다.

유럽의 명문 프로축구 클럽팀 대항전인 암스텔담컵 대회 후원을 통해서도 300억 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된다.

그간 LG전자가 유럽에서 벌인 맞춤형 스포츠 마케팅의 성과에 힘입어 기업 브랜드 비보조 인지도는 2004년 7%, 2005년 17%, 2006년 29%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브랜드 인지도 역시 34%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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