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견조한 상승세 전망
달러 약세로 금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내년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높은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변동으로 가격이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금값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16일 강한 달러 정책을 수행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잠시 주춤했으나 이내 오름세로 돌아섰다. 은값 역시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현재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은값은 온스당 18.42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계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 자산인 금과 은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커졌다"면서 "특히 은이 많이 이용되는 소형전자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은값의 상승률이 금값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과 은같은 광산품뿐만 아니라 철광석, 알루니늄과 같은 철강 및 비철금속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18일 거래된 알루미늄 가격은 전날보다 32.5달러 오른 t당 2070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전보다는 t당 165달러가 오른 셈이다.
니켈 역시 전날보다 625달러 오른 t당 1만7350달러, 납은 t당 2430달러로 전날보다 73달러 올랐다.전기동(구리), 아연, 주석도 전날대비 각각 160달러, 16달러, 425달러 올라 t당 6950.50달러, 2276달러, 1만5225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주석의 경우 전월대비 t당 825달러 오른 것이여서 다른 원자재에 비해 가파른 상승폭을 보여주고 있다. 철광석도 전월보다 t당 13.5달러 상승한 104.50달러에 거래됐다. 이처럼 비철금속 가격이 상승한 것은 실물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심리와 함께 최근 달러화 약세에 따른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올해 3월 이후 원자재 가격의 단기변동은 수급보다 달러화 약세에 의한 투기수요 변수에 따라 더 크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이후에는 중국의 원자재 수입과 비축물량 규모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글로벌 실물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중국의 원자재 수입 증가, 세계 각국의 비축물량 규모에 따라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세계 원자재 수요는 대체로 증가하겠지만 글로벌 경제의 높은 불확실성으로 수요 변동이 매우 유동적인 상황에서 가격 역시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상은 비철금속 뿐만 아니라 원유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전망되고 있다.지난 18일 기준 두바이유 현물거래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73달러 오른 79.02달러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해 배럴당 5.85달러 상승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배럴다 80달러 를 돌파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실제로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급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고유가 시나리오 하에서는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85.99달러까지 급등하고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 등으로 수급이 어려워지면 100달러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실물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수요 상승으로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다"면서 "하지만 달러화 약세가 어느정도 지속될 것인가가 국제유가 상승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한국석유공사는 우리나라 석유 부문 조기경보지수(EWS)가 전월대비 0.49 상승한 2.88을 기록함에 따라 경보 등급을 1년 만에 '주의'로 상향조정했다.
석유 조기경보지수는 국제유가, 원유 재고, 환율 등 여러 실물ㆍ금융경제 변수를 기반으로 산출된다. 지수가 높을수록 향후 유가 불안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경보 등급이 '주의'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경보 단계는 지수에 따라 총 5등급으로 나뉜다. '정상' 단계는 지수 1.5 미만, '관심'은 1.5 이상~2.5 미만, '주의'는 2.5 이상~3.5 미만, '경계'3.5 이상~4.5 미만, '심각'은 4.5 이상 등으로 각각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