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갈 길바쁜 해외 진출 준비 '게걸음'

입력 2009-11-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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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정책 규제 탈피 위해선 수출 확대 공감...생산시설 비용은 부담"

각종 정책적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약업계가 해외 진출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업계의 준비는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약업계가 당면해 있는 국내 정책적 악재는 크게 세 가지다.

하나는 지난 8월부터 시행된 리베이트-약가연동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제약사가 병원 등 요양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적발시 보험약가가 20% 인하되며 2번 적발될 경우 가중처벌로 최대 44%까지 약값이 깎이게 된다.

이로 인해 최근 상당수 제약사들이 심포지엄 등 학술 마케팅으로 마케팅전략을 변경해 가고 있지만 과거와 같이 단기간에 매출을 향상시켜 신규시장을 넓혀가기에는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하나는 현재 복지부에서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태스크포스팀을 한시적으로 조직해 검토중에 있는 약가 개선방안이다.

저가구매 인센티브제 및 성분별 평균 실거래가제(동일성분·동일가격제)의 도입이 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 제도들은 리베이트 감시·감독 강화 및 복제약 약가를 더 인하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업계 안팍에선 복제약 출시후 오리지널 약가와 복제약이 동일하게 기존 약가의 50%로 인하되는 이 방안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제도가 현실화되는 내년에는 복제약 위주의 제약산업의 대내적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증권 배기달 연구원은 “2010년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2859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현재 정부는 다양한 약가 제도 개선안을 논의하고 있어 2010년은 그 어느 때보다 정책 리스크가 높은 한 해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다국적사들의 대형 오리지널 품목들의 특허가 이미 완료된 까닭에 내년에 특허가 만료되는 대형 오리지널이 없어 새로운 복제약 출시를 통한 성장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실제 주요 제약사별 신약개발 임상현황에 따르면 내년에 신약 출시가 가능한 품목은 중외제약이 개발중(임상3상)인 발기부전치료제 정도로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 신약 개발중인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2011년 이후부터 신약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장 동력 확보의 어려움과 강화되는 정부 정책 리스크 등으로 국내사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생존법을 모색하는 다각적인 시도가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있다.

하지만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계의 준비는 아직 걸음마 단계로 당장 내년에 본격적인 수출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현재 국내 제약사 33곳이 cGMP 수준의 공장을 신축·이전 및 증·개축을 계획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중 연내에 연내에 공장을 추가하거나 신축·이전 계획을 갖고 있는 국제약품, 부광약품, 일동제약, 중외제약 등 18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상당수 제약사들이 내년이후 신축·이전 계획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새로운 신약부재로 인한 먹거리 창출에 고민하고 있는 업계로서는 내년 한해가 정책악재와 맞물려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GMP수준의 공장을 건립하는데 드는 비용만 적어도 1000억원 이상 들어가고 항생·항암제 공장은 교차오염문제로 인해 별도의 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로 품질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매출 500억 이하 중소제약사 중에는 cGMP투자자체를 포기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cGMP 수준에 미달할 경우 제품생산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이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한 상당수 제약사들은 수출은 고사하고 GMP우수시설을 보유한 일부 회사들에 위탁하는 형식으로 힘겨운 생존을 하는 곳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GMP(제조 및 품질관리기준)란 ?

제조공장의 구조설비를 비롯해 원료 구입에서부터 품질관리 보증, 포장, 출하에 이르기까지 생산공정 전반에 걸친 기본 규정이다. 우리나라의 가이드라인은 KGMP, 유럽은 EU-GMP라고 하는데 이중 미국의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actice)가 가장 까다로운 편이다.

즉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직접 실사를 받고 cGMP 인증을 받아야 한다. 특히 FDA인증은 미국수출가능여부를 떠나 약물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세계적으로 검증받는다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기에 제약회사의 수출단계에 있어 기본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보건복지가족부는 보건의료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cGMP 적용범위를 지난해 신약 및 전문의약품에서 시작해 올해 일반의약품, 오는 2010년까지는 원료의약품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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