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상장 급물살 배경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상장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삼성생명은 내년에 상장하기 위해 상장 요건 검토와 주관사 입찰 제안서 발송 등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장은 대외 신뢰도를 제고하는 계기가 돼 기업가치 증진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2015년 중장기 목표인 글로벌 탑 1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본 확충을 통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이번주 중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요청서(RFP)를 발송해 12월 초 주간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물리적으로 7개월 정도 걸리는 상장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상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삼성생명은 상장 배경으로 자본 건전성 규제 강화,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에 점진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상장과 관련 2조원이 넘는 삼성차 소송과 관련된 채무를 갚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9년 6월 삼성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채권단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건희 전 회장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주당 70만원에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했다.

특히 삼성은 주식 소유권 이전이 아닌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을 상장을 통해 현금 등으로 빚을 갚되, 부족하면 이 전 회장과 계열사들이 책임지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삼성생명의 상장은 이뤄지지 않았고 이에 채권단은 2005년 12월 삼성차 부채 2조4500억원과 연체이자를 포함해 총 4조7380억원을 상환하라며 이 전 회장과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삼성측이 채권단 소유의 삼성생명 주식을 대신 처분해 2조3000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낸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측은 삼성생명의 상장을 일부러 연기한 것이 아닌 만큼 연체이자 부분을 갚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는 연체이자를 제외하더라도 원금만 수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 전 회장이 빚을 갚기 위해선 삼성생명의 주식 매각 등으로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삼성생명의 주가가 낮은데다 비상장 주식이어서 거래가 쉽지 않은 것이 상장 추진을 본격화한 촉매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