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황소를 잡아먹는 야수성 가질 때 까지
따라서 현대기아차와 같은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지 못한 중소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에서 커 나가기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자동차를 막연히 좋아해서, 3년 전 프로토 자동차로부터 수퍼카 스피라 사업권과 인력에 대한 사업권 양수를 했지만,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판매한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그 차에만 상당히 많은 비용이 투입된 것 같습니다."
◆막연히 차가 좋아 3년 전 '스피라' 사업권 양수
어울림그룹 박동혁 대표이사(32세)는 지난 2006년 어울림모터스를 설립, 당시 프로토 자동차로부터 '스피라'의 사업권을 양수받았다.
'스피라'는 국내 최초의 수제 수퍼카로 현재 네덜란드,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이 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인증을 받지 못해 차를 만들어 놓고도, 판매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몇 만대에서 몇 백만대까지 판매되는 차들과 똑같이 테스트를 받아야 합니다. 스피라는 고작 일 년에 300대 정도 생산될 차인데도 말이죠. 외국에는 소량제작 자동차에 대한 별도의 인증제도가 있기 때문에 대량 생산되는 자동차와 다르게 보다 합리적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자동차 인증 절차가 힘들지 않죠."
◆'스피라' 의심 받을 때 직원들 허탈감 보는게 가장 힘들어
"그룹 계열사에 3개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데, 주식시장에서는 마치 제가 실체가 없는 스피라를 재료로 주가만 올리려고 한다고 오해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 논리대로라면 주가는 3년 전에 비해 훨씬 높아져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거든요. 실례로 어울림네트의 3년 전 주가는 2만원이 넘었는데, 지금은 400원대에 불과합니다. 그런 얘기가 들릴 때마다 스피라에 온 열정을 바친 직원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죠."
'스피라'는 지금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홍콩에 수출하고 있고, 거기다 최근에는 미국 CNN에 까지 소개되고 나서 주문량이 늘어 만약 국내 인증을 받는다고 해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가 굳이 국내 인증 취득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바로 시장의 '신뢰' 때문.
"스피라를 인수하고 난 이후부터 시장의 비난의 의심을 너무 많이 받아, 지금 국내 인증 취득을 포기하면, 시장의 신뢰를 잃는다고 봅니다. 이미지 개선 차원에서라도 꼭 국내 인증을 취득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제 스피라를 통해 사명감 같은 것도 생겼습니다. 스피라를 통해 위에서도 언급한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에 관한 구조적 문제도 개선됐으면 하는 바램이고, 국내 자동차 문화도 다양화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는 스피라를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고 있는 이상, 앞으로 역사책에도 게재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최근 미국 CNN에 스피라가 소개된 것도 그렇고,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린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또한 박 대표는 앞으로 스피라가 유명 수퍼카 브랜드인 포르쉐나 람보르기니와 같은 자동차 브랜드로 커 나가길 바라고 있다.
"스피라의 엠블럼이 호랑이거든요. 호랑이를 정한 것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물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포르쉐, 페라리를 상징하는 말과 람보르기니를 상징하는 황소를 모두 잡아먹을 수 있는 육식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스피라를 만들 때 일부러 호랑이의 으르렁 대는 소리를 엔진음으로 넣을까도 고민했었습니다. 앞으로 스피라가 호랑이와 같이 날렵하게 말과 황소를 잡아먹는 것처럼, 포르쉐,페라리와 람보르기니 같이 수퍼카의 대표 브랜드로 커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또한 박 대표는 우리나라가 자동차 생산량으로 봤을 때는 세계 5위지만, 자동차 문화나 법률은 선진국 수준에 못미친다며, 스피라를 통해 이에 대한 변화도 주고 싶다고 강조한다.
만 19세에 사업을 시작해 2003년 당시, 25세 나이로 '최연소 코스닥 CEO'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박동혁 대표. 그의 목표를 향한 열정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