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순익 전년동기비 387% 증가 실적 '1위' 주가상승 '3위'
-대부분 계열사 경기부진에도 실적·주가 선방...에스원만 부진
이에 삼성이 과거부터 성과에 따른 인사 이동을 단행했던 만큼,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 계열사들(코스닥 상장사·금융계열사 제외)을 대상으로 인사 이동의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는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과 주가 움직임을 업종 및 코스피지수 변동폭과 비교하며 살펴봤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을 살펴보면 본사를 기준으로 매출액은 64조447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2% 늘었다. 영업이익은 3조9786억원으로 21.5%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6조5958억원을 달성해 18.9% 증가했다. 또한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97조원, 7조원을 돌파해 전년동기대비 13.7%, 11.9% 늘었다.
상장기업인 만큼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인 주가 변동을 살펴보면, 지난해 금융위기로 45만원대까지 떨어졌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9월말 기준으로 81만원까지 회복해 연초대비 80.71%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의 업종 상승률인 87.08%에 소폭 못미치는 수치이지만,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48.80%와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큰형님주로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호실적 달성을 바탕으로 대규모 승진 인사를 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재 대표는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겸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장이 맡고 있다. 이 대표는 삼성 반도체의 성공신화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30여년간 반도체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반도체 전문 경영자다.
한편 이번 연말 인사에서 이재용 전무의 승진으로 본격적인 3세 경영이 시작될지도 관심거리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퇴임 이후 새롭게 오너경영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승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실적을 기준으로 매출액 3조9973억원, 영업이익 3283억원, 순이익 192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8%, 237%, 387%라는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전기의 이러한 성장세에 화답하듯 삼성전기의 주가 역시 연초 3만원대에서 10만원까지 치솟아 204.81%라는 폭등세를 연출했다.
삼성전기의 깜짝실적 달성은 세계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국내 주요 거래선으로의 판매가 견조했고 엔고가 지속됐으며, 자체적인 원가절감활동 효과가 극대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의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낸 박종우 대표는 삼성그룹의 대표 엔지니어로 꼽히고 있으며 삼성전자 시절 프린터, 가전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을 글로벌 반열에 올려 놓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SDI
삼성SDI는 올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이 3조55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5%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605억원으로 26% 줄었으나 순이익은 2026억원에 달해 160.7%라는 성장세를 보였다.
2차전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몰리면서 삼성SDI 주가 역시 올 한해 급등세를 연출해 코스피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13개사 중 네번째로 높은 폭등세를 연출했다. 삼성SDI는 연초 5만원대 중반에서 15만원 근처까지 올라 170.91% 급등했다.
김순택 대표는 지난 1972년 삼성 공채로 입사한 후 17년여 동안 그룹 회장 비서실에서 근무했다. 삼성SDI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굴뚝사업을 첨단산업으로 변화시켰다는 평을 얻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올해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이 2조948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10%의 외형 확장을 이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423억원, 1976억원으로 86.20%, 23.01%씩 성장해 수익성 또한 놓치지 않는 등 3년 연속 최대실적 경신이 기대되고 있다.
이에 주가도 연초 4만원대에서 9월말 10만원대까지 치솟아 139.08% 급등했다. 이 회사의 주가 상승률은 서비스업종에 속한 삼성 계열사 3개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서비스업종의 상승률은 45.96%이다.
1976년 삼성그룹에 입사한 정연주 대표는 삼성물산과 삼성SDI를 거쳐 2003년 삼성엔지니어링에 둥지를 틀었으며, 국내 최대의 플랜트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재무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에스원
에스원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4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 줄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869억원, 723억원으로 19%, 16%씩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된 만큼 주가 움직임 역시 부진해 연초 5만4000원이던 주가는 9월말 5만1800원을 기록해 연초대비 -4.08% 하락했으며, 11월11일 종가 기준 4만7100원까지 떨어져 5만원대 주가가 무너지기도 했다.
증권업계는 에스원이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했지만 이로 인한 가입자 증가 효과가 2010년부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서준희 대표는 지난 1979년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후 삼성생명, 삼성자동차 등을 거쳐 삼성증권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여러 업종을 거친 만큼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로 마당발로 통한다.
◆제일기획
제일기획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59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29.6% 증가했다. 순이익은 526억원으로 0.4% 줄었다.
증권업계는 제일기획의 외형축소가 광고시장의 침체와 함께 지난해 3분기 북경올림픽 광고에 따른 역기저 효과 및 삼성전자의 광고비가 3분기에도 공격적으로 집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그럼에도 영업이익은 비용절감에 힘입어 호조를 보였다.
제일기획의 주가는 증권업계의 호평과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의 견조함에 힘입어 연초 19만원대에서 9월말 29만원까지 오르는 등 48.98%의 상승률을 기록해 서비스업종은 물론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상회했다.
◆제일모직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내부 승진으로 올해 외형적인 면은 소폭 성장세를 보였으나, 순이익은 3분기에 개발비 감액손실이 대폭 발생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제일모직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12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30억원으로 5.9% 늘었으나 순이익은 884억원으로 35.9% 감소됐다.
연초 4만대에 머물던 주가는 9월말 5만원대로 올라서면서 연초대비 27.12%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제일모직이 속한 화학업종의 상승률 51.25%와 코스피지수 상승률 48.80%에는 크게 못미쳐 부진했다.
황백 대표는 1976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이후 삼성테크윈 부사장과 제일모직 부사장을 거쳐 사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서준희 에스원 대표와는 경남고 동창으로, 입사 초기 삼성물산의 카이스트 학술연수로 석사를 마칠 정도의 학구파로 알려져 있다.
◆삼성정밀화학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7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도 759억원으로 0.7% 줄었다. 다만 순이익은 805억원으로 25.8% 증가했다.
삼성정밀화학의 주가는 국내 증시 반등에 따라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연초 3만원대 후반에서 5만원대 중반까지 올라 40.9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화학업종에 속한 제일모직과 마찬가지로 업종 지수와 코스피지수의 상승률을 따라잡지는 못했으며, 11월11일 현재 5만원대 주가가 붕괴된 상태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정밀화학의 실적이 4분기에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삼성그룹 내의 삼성전자 등과 동반해 프린트용 토너, 태양광사업, 바이오사업 등 순이익 증가 가능성이 높은 신성장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은 회사로 꼽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배호원 사장은 올해 초 삼성사회공헌위원회에서 자리를 옮겼으며 삼성 비서실 재무팀 부장을 거쳐 삼성생명 자산운용 본부장, 삼성투신운용 사장, 삼성증권 사장 등 금융계열의 요직을 맡아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로 통한다.
◆삼성테크윈
올해 2월 카메라 사업부문을 분할한 삼성테크윈은 13개 계열사 중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보이는 5개 기업군에 속하며 주가 역시 업종 및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삼성테크윈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93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65% 증가했고 순이익은 1782억원으로 59.68% 늘었다. 순이익의 경우 중단사업인 카메라 사업부문의 손실이 반영됐음에도 불구하고 24.82% 증가한 1564억원을 달성했다.
실적이 부진했던 카메라 사업부의 분할과 삼성전자로부터 인수한 감시장비(CCTV) 사업부와의 통합으로 글로벌 3위권내 업체로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증권가의 평가속에 주가 역시 강세를 보여 연초대비 227.72%의 상승률을 기록해 의료정밀(195.91%)과 코스피지수(48.80%) 상승률을 상회했다.
◆삼성이미징
삼성이미징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9123억원, 영업이익 103억원, 순이익은 465억원을 달성했으며 인적분할로 신설된 법인이어서 전년동기대비 비교는 불가능하다. 분할 설립 이후 1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나 2분기에 흑자로 돌아섰으며 3분기 역시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매출액과 순이익은 분기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삼성이미징의 주가는 분할 초반만해도 향후 성장성에 대한 증권업계의 평이 엇갈리기도 했으나, 분기별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삼성 계열사 13개사 중 주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 회사의 주가는 재상장된 3월초 8200원을 시작으로 9월말 5만원 가까이 치솟아 무려 503.05%의 상승률을 기록해 업종 및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가볍게 따돌렸다.
삼성이미징의 현 주가는 11월11일 현재 4만원대 중반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나 최근 전개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력 상황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로의 합병이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물산
국내 최대의 종합상사이자 상위권의 대형 건설업체인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카드, 제일기획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그룹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으며, 태양광, 바이오에너지,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사업에도 진출했다.
하지만 수익성 높은 그룹공사 및 주택부문의 매출 감소 등으로 3분기까지의 실적은 부진함을 면치 못했다. 삼성물산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조94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8%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2346억원, 2547억원으로 26.0%, 24.9%씩 줄었다.
이에 주가 역시 업종 및 코스피 상승률을 하회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연초 3만9000원대에서 9월말 5만원대 중반까지 올라 연초대비 37.03%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나, 삼성물산이 속한 유통업 지수 상승률인 43.31%와 코스피지수 상승률 48.80%에 못미쳤다.
◆호텔신라
하지만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원화 강세와 신종플루 문제가 여전해 주가 움직은 실적 대비 부진함을 보였다. 호텔신라는 연초 1만2000원대로 시작해 9월말 1만7000원대까지 올라 연초대비 34.63%의 상승률을 보였으나 유통업 지수 및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하회했다.
지난 1979년 신세계백화점을 시작으로 삼성증권, 삼성물산 등을 거쳐 2005년 호텔신라 부사장, 2007년 사장으로 승진한 성영목 대표는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 신라면세점을 입점시키는 등 호텔신라를 글로벌 서비스 명문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한편 호텔신라에는 이건희 전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전무가 2005년부터 경영전략 담당 임원으로 재직중이며 이번 인사이동 이후 삼성전자의 이재용 전무, 제일모직의 이서현 상무와 함께 3세 경영을 본격화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부진 전무는 호텔신라에서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9월경 에버랜드의 전무로 영입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이 회사의 주가는 연초 2만2600원에서 9월말 3000원(13.28%)이 오르는데 그쳤으며 운수장비 상승률인 64.55%와 코스피지수 상승률 48.80%에 크게 못미쳤다.
삼성중공업의 이같은 주가 약세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깜짝실적 달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실물경기 둔화로 번진 조선업황의 전반적인 부진에 기인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9조62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6508억원, 4768억원으로 16.5%, 2.4%씩 늘어 조선업황이 부진한 것에 비하면 선방하고 있다.
김징완 대표는 지난 1973년 제일모직 입사를 시작으로 1988년 삼성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올해 초 삼성중공업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기까지 이 회사에서 잔뼈가 굵었다. 김 대표는 매년 중 130일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해외 수주활동을 진두 지휘해온 현장형 CEO이며, 품질 완벽주의를 지향해 삼성중공업을 글로벌 톱3 조선사로 키워낸 장본인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