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포드를 비롯한 기업들이 예상을 넘는 분기 실적을 기록하고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을 웃돈 데 힘입어 상승한 영향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행이 한국의 10월 외환보유액이 사상 2번째 규모인 2641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하면서 사상 최대치인 작년 3월의 2642억4566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고 발표한 점도 환율 방향을 아래로 향하게 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데 따른 영향으로 향후 큰 폭의 강세가 지속되지만 않는다면 이달 말 발표되는 외환보유액 역시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것이라고 현재 관측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원ㆍ달러 환율은 밤사이 뉴욕 금융시장 흐름과 외환보유액 증가세를 반영해 내림세로 출발한 후 낙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주 후반부터 지속된 조정 흐름을 마감하고, 6거래일 만에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의 자금도 전일 1500억원 가량 순매수를 기록하며 원ㆍ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던 만큼 금일도 장 중 이러한 흐름이 반복될 공산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비롯해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이 이어지는 상황이고 주말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대형 이벤트가 많아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 외환시장을 둘러싼 투자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 어렵다고 역외 참가자들이 판단할 경우, 달러화 매도세 전환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여 추가 하락에 애를 먹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 주말부터 대규모 달러화 공급 물량을 출회하며 환율의 1200원대 재진입을 방어했던 수출업체 네고가 환율 상승 분위기를 억제했지만 이 같은 흐름을 접고 레인지 거래에 치중할 경우 환율 하락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FOMC 회의 결과 및 주요국 기준금리 동향을 파악하고 움직이자는 심리가 확산된다면 줄곧 유지되는 하락 압력 속에서도 제한된 흐름의 레인지 장세를 연출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것.
한 시중은행 딜러는 "전일 원ㆍ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재료였던 CIT 그룹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그간 상승분을 되돌리는 회복 흐름과 더불어 모처럼 되살아난 하락 재료들로 금일 환율은 내림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역외 참가자들은 그러나 하락 재료 부각에도 불구 미 FOMC 회의 결과 전까지는 달러화에 대한 소극적인 매도 스탠스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며 "금일 외환시장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그는 "역외가 잠잠할 경우 전일과 마찬가지로 수출입업체간 달러화 수급 공방 속 지지부진한 환율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코스피 반등 폭과 역외 매도 규모에 환율 하락 폭이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