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T파산 악재 보수적 시장 접근 주문

입력 2009-11-02 16:46수정 2009-11-0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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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악재 저가 메리트 유효 시각도

미국 CIT그룹 파산으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20위권 은행인 CIT그룹이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11)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CIT의 파산보호신청은 리먼 브라더스, 워싱턴 뮤추얼, 월드컴, 제너럴모터스에 이어 미국 파산보호신청 기업 역사상 5번째가 된다.

지난 주말 소비지표 부진에 따른 미국 증시의 급락과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 역시 2일 코스피지수가 1% 중반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였고, 1640~1650선을 등락하던 지수는 나흘만에 100p 가까이 떨어지면서 지난 8월19일 이후 2개월여만에 1550선으로 밀려났다.

이번 사태를 인해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여부에 대한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시장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CIT그룹의 파산으로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속화 돼 가까스로 회복세에 접어 든 미국 경제의 회생 속도에 제동이 걸리게 될 모른다는 우려가 있는 반면, 이미 알려진 악재일 뿐더러 자산 규모 면에서도 지난해 리먼 사태와 같은 파급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IT 사태에 대해 이전부터 준비가 돼 있고 알려진 사항이지만 파급효과가 우려된다"며 "그간 미국 정부가 중소기업들을 구제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내수경기가 좋아지면 이들 중소기업이 살아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게 무위로 그쳤다"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급락도 미국 정부가 그간 경기 정상화를 위해 펼친 상당한 노력들이 실패하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시장 평가 때문"이라며 "이번 사태로 인해 다른 부분의 문제로 전이될 수 있다는 불안과 함께 상업용 모기지 가격의 하락에 대한 불안이 증폭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그동안 숨겨졌던 불확실성들이 하나둘씩 드러날 것이고, 아직 대형은행들도 상당한 부실을 꽤 가지고 있으며 아직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모든 세계 증시가 동조화 돼 있고 대외의존도가 높고 가격조차 싸지 않은 국내 상황에서 보수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 구간을 금융위기가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던 2008년 하반기와 2009년 연초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미국에 국한된 리스크일 가능성이 높다"며 "MSCI Korea 12M Fw EPS는 10배 수준으로 회귀했기 때문에 지수 하락시 오히려 저가메리트는 더욱 부각된다"고 밝혔다.

심 팀장은 "악재발생으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칠 경우 미국 정부차원의 대응가능성도 기대된다"면서 "변동성 확대로 일간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지만, 급락세보다 박스권 등락 가능성이 높고 1500선 부근에서는 오히려 저가메리트가 극대화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증시상황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변동성확대가 금융위기 당시만큼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외국인의 저가매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 구간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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