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公 환변동보험은 '헛점 투성이'..환차익 방조(?)

입력 2009-10-2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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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노린 투기거래 차단 못해"..개선사항 지적

수출기업의 환변동위험 관리를 위해 한국수출보험공사가 제공하는 대표적 보험상품인 환변동보험이 현재 환차익을 노린 일부 기업들의 투기 목적의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수출 기업들이 수출 실적보다 과다한 보험 청약이 가능함에 따라 일부 환차익을 노린 투기적 거래가 환변동보험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사실상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환변동보험 관리 체계의 미흡으로 인한 공사와 수출 업체의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최근 선물환방식 환변동보험으로 인한 손실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부터 올해 8월까지 총 2조769억원의 수출업체 환수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변동보험과 관련한 환수금 대상 금액이 지난 1년 8개월 동안 2조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수출 업체의 고환율로 인한 손실 금액(기회손실 포함)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 가운데 공사 보증서를 바탕으로 대출로 전환된 환수금 특례 보증액 4562억원을 포함한 8968억원이 현재 미회수 중이며 이는 전체 금액의 약 43.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실제 공사 환수금 중 일부는 실제 연체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수출업체가 환수금을 지급하지 못해 공사가 지난해 대손상각비로 처리한 금액은 1205억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가 회수하지 못한 금액에서도 추가적인 대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 폭은 이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 수출계약 실수요에 근거하지 않은 보험인수

문제는 이 같은 손실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국내 외환시장 불안 등 외부적인 요인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공사의 환변동보험 제도 운영상의 문제로 인해서 더욱 확대됐다는 것.

단지,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업체의 손실이 공사의 손실로 이어졌다기보다 환변동보험을 운영함에 있어 체계적으로 보험인수 청약을 관리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손실액도 일정 부분 포함돼 있었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예산정책처는 이와 관련, 공사가 실수요를 초과하는 헤지거래를 막지 못한 부실 관리로 인해 수출업체와 공사의 손실이 더욱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정상적인 수출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환변동보험 계약이 이뤄질 경우 수출업체는 수출거래 결제일에 수취한 달러를 바탕으로 환율 상승에서 오는 차액을 공사와 정산하면 된다.

이는 환율을 고정시킨 것에 따른 일종의 기회손실에 해당되는 것으로, 실제 추가 손실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수출업체가 환율 상승에 따른 정산액을 공사에 지불하지 못한 금액이 무려 1205억원 이라는 점은 환변동보험 계약이 일정 부분 수출거래 실적에 바탕을 두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수출거래가 기초가 되어야 하는 공사의 환변동보험이 이를 검증하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셈이다.

실제로 예산정책처가 공사의 환변동보험 가입 절차를 확인한 결과, 수출업체의 환변동보험 가입이 수출거래에 기초하지 않는 등 환차익을 노리는 투기 목적의 거래인지 유무를 검증하는 장치 마련이 상당히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 한도초과 인수 계약에 따른 손실 확대

수출업체의 실수요를 초과한 헤지, 이른바 오버헤지 규모를 확인하고자 공사의 사후관리업체의 한도액과 실제 계약실적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한도초과 인수 계약에 따른 손실 확대가 사실로 드러났다.

공사가 9월 현재 관리하고 있는 사후관리업체는 총 147개로, 이 중 44개 업체가 한도액을 초과한 청약실적 누계를 보였으며 전체 관리 업체의 30%를 차지했다.

또 200% 이상의 한도 초과를 보이는 업체도 9개에 달했다. 한도액을 200%나 넘어선 환변동보험 가입은 단순히 수출거래를 헤지하기 위한 계약으로 보기는 힘들다.

과도한 환변동보험 가입은 투기적인 의도가 일부 숨어있다는 의심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 것. 정상적인 헤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수출보험공사측은 이에 사후관리업체 중 한도액이 직전 1년간 수출 실적을 바탕으로 책정됨에 따라 실제 보험 계약액이 한도액보다 높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수출업체의 환변동보험 계약 누계액이 한도액을 넘지 않도록 청약누계액 관리만 제대로 이뤄졌더라도 업체와 공사 모두의 손실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환변동보험이 갖는 문제점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차기 환변동보험 인수한도액 책정시, 전년도 청약누계액과 실제 수출 실적을 비교해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 한도를 줄이는 불이익 조항을 넣는 등 어떠한 혀태로든 실 수출거래 실적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또 한도액을 넘어서 인수계약을 하는 경우 수출계약서를 확인하는 등 헤지 실수요 여부를 검증하는 절차를 갖춤으로써 일부 발생할 수 있는 투기 목적의 거래를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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