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3분기 실적 '어닝쇼크' 현실화

입력 2009-10-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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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사업 적자가 원인...에스오일, 적자 전환 이어 SK에너지도 영업익 급감

국내 정유사의 3분기 '어닝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정제 마진 악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았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3분기 영업이익이 8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9% 감소했다. 매출액도 9조12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6%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46% 줄어든 2524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및 윤활유 사업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을 뿐 SK에너지의 규모로 봤을 때 사실상 적자나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에 앞서 정유사 첫 테이프를 끊은 에쓰오일은 3분기 영업손실이 7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도 4조711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667억원으로 55.5%나 감소했다.

다음달 중순쯤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 GS칼텍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분기에 매출 6조120억원, 영업이익 1984억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이를 넘어서긴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다른 정유사와 비슷한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실적 우려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보다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근래 최악의 실적을 나타냈던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정유사의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정제마진 축소다. 정제마진이 좋을 경우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난 2분기부터 본격화된 석유제품 수요 부진에 따른 정제 마진 악화로 오히려 제품을 판매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순 정제마진은 싱가포르 현물시장 기준으로 3분기 평균 배럴당 0.75달러를 기록했다. 운송비 등을 감안할 경우 우리나라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싱가포르 시장 기준으로 배럴당 2~3달러 낮은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분기 국내 정유사 정제마진은 -1.5~2달러 선인 셈이다.

업계관계자는 "3분기 들어 해외 정유업체들의 신·증설에 따른 공급증가와 석유제품 수요 부진 등이 겹쳐 정제마진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했고, 원화강세에 따른 환율 하락도 영업이익 악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하고 "석유제품가격도 2분기에 비해서 가격 개선이 미미한 반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원료비 상승으로 오히려 정유사업부문 영업적자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특히 정유사들이 석유화학사업과 윤활유사업의 호조로 인해 정유사업부문 적자를 상쇄했지만 한계는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3분기 실적은 윤활유 부문의 회복과 석유개발사업 부문의 호조세에도 석유화학 부문 이익 감소와 석유사업 부문 적자 폭 확대로 2분기 대비 저조한 실적으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원유는 세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투자상품으로 상승곡선을 그린 반면 석유제품은 실제 경기회복과 직결돼 있어 원유가격 상승만큼 제품가격 상승이 뒷받침되지 못한 것"이라며 "이는 결국 정제마진 악화로 이어져 3분기 실적 악화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유사들은 4분기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유업황이 9월말, 10월초를 기점으로 바닥을 쳤다"면서 "4분기 들어서는 계절적 수요 증가 및 수급 안정화와 경기회복 사이클 진입으로 실적개선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도 "중동지역 신·증설에 따른 공급물량확대 영향은 이미 반영된 것으로 보여 안정적인 시장이 기대된다"면서 "전반적으로 실적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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