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 아이리버 등 전자책 단말기 출시...성장률 과대 평가 등 부정적 견해도
종이책을 뛰어넘을 핫 아이템으로 등장한 전자책. 아마존 킨들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전자책 열풍이 대단하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아이리버 등이 전자책 단말기를 내놨고, 교보문고 등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가 시장에 진출하면서 벌써부터 전자책 시대가 왔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자책 콘텐츠나 단말기 확보 등 아직 국내 전자책 시장은 세계 시장과 차이가 많고 성장률도 과대 평가 됐다는 지적이다.
시장이 성장하려면 대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기업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큰 인기를 끌고있는 넷북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이 재 때 시장에 참여하며 넷북 시장 활성화에 일조했다.
반면 지난해 말 삼보컴퓨터를 시작으로 빌립, 유엠아이디 등이 야심차게 선보인 MID(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는 대기업 참여가 이뤄지지 않아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자책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가세하긴 했지만 아직 움직임이 활발하진 않다. 삼성전자가 두 달전에 선보인 전자책 단말기 '파피루스'는 아직까지 삼성전자 매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제대로 된 전자책 단말기가 없었기 때문에 국내에서 전자책이 성공하지 못했다’며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국내 소비자들은 단말기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인 것.
이는 교보문고 온라인사이트나 서울 시내 몇군데 교보문구 지점을 통해서 예약주문을 받고 고객 수요에 맞춰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약을 한다 해도 제품 수령까지 2∼3주 정도 걸리고 메모리도 부족하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판매방식을 택했다"며 "내년 초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고 세계로 시장을 넓히면 매장에서도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인 아이리버는 선전하고 있다. 지마켓, 옥션, 교보문고 등을 통해 예약판매 형식으로 3500대를 판매했고, GS홈쇼핑을 통해서도 추가 1200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매장입점은 하지 않은 상태다. 시장 전망이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세계 100여개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마존 킨들을 국내에서는 살 수 없다는 점도 큰 문제다. 물론 해외사이트를 통해서는 구입할 수 있지만 배송비 등 그만큼 더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그만큼 아직 국내 전자책 시장은 세계 트렌드에 뒤떨어져 있다는 것. 콘텐츠 확보도 아직까진 걸음마 단계다.
아마존의 경우 베스트셀러나 최신작은 대부분 전자책으로 출간되고, 잡지, 일간지 등도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통해 읽을 수 있다. 반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00위중 전자책으로 볼 수 있는 책은 10권 정도에 불과하다.
또 삼성전자 파피루스는 ePUB 파일 포맷을 사용한다. 하지만 교보문고에서 지원하는 ePUB 지원 도서 중 신간은 그리 많지 않다.
아마존 킨들이 와이파이 등을 이용 무선으로 책을 내려받을 수 있는 반면 국내 전자책은 네오럭스 누트2를 제외하곤 PC에서 받아 단말기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더군다나 저작권 문제도 새로운 업체의 참여를 막는 요소다.
출판 업계 관계자는“불법 경로로 다운로드 받는 일이 많은 국내 사정상 고민이 많다”며 “기존 MP3 파일이나 영화 동영상 등 처럼 전자책 콘텐츠도 불법으로 다운로드해서 읽는 것이 일상화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