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금리 인상은 시기상조 '이구동성'
지난 3분기 국내 GDP성장률이 2.9%를 기록하면서 빠른 속도로 경제회복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전분기 대비 GDP 성장률이 2002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자 심리지수도 같은 기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금리상승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분석하며 재고를 제외할 경우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5%대에 이른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경제지표 개선에 따른 소비심리 회복으로 인해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속적으로 저금리 기조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을 수반하는 출구전략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조기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버블의 핵심이었던 가계부채 부담이 여전하고 금리인상이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GDP의 성장률 서프라이즈는 재고부분의 증가에 기인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재고증감 부분의 3분기 GDP 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2.9%pt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그동안 기업들의 급격한 재고조정으로 인해 일정 수준에서 재고를 유지하기 위한 생산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3분기 GDP의 개선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컸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민간소비의 경우 영향을 미치는 고용시장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고, 가계부채 수준은 높은 상황으로 내수경기를 중심으로 한 자율적인 경기회복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하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금리를 움직이게 된다는 것은 출구전략을 본격화 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금리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회복이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인플레이션 부담이 그다지 크지 않다"며 "아마도 1분기 더 경기상황을 지켜 본 이후 내녕 1분기에나 돼야 금리인상 시도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 역시 "국내 GDP성장률이 놀라운 수준을 보였지만 이는 재고 효과에 기인한 것으로 실질적인 성장으로 볼 수 없다"며 "금리인상을 통해 경기를 한 풀 꺽을만한 시점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공조로 금리인하가 단행된 만큼 금리인상 역시 글로벌 공조속에서 시작돼야 할 것이다"며 "현재로서는 지속성장에 대한 확인이 없어 정부 입장에서도 금리인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가계부채도 700조원에 달하고 있어 금리인상이 이뤄져 이자부담이 커질 경우 그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