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마케팅' 효과 기대 추진...전문가 "부동산거품' 불과 지적
최근 분양시장이 부활 조짐을 보이자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열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분양가도 부동산시장 거품의 한 형태라고 지적하며, 고분양가가 만연되는 시장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강동구 고덕동에 들어서는 고덕주공1단지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에게 3.3㎡당 최고 3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책정했다.
전체 1142채 규모로 지어지는 고덕주공 1단지에서 일반분양 물량은 총 238가구다. 이들의 분양가를 살펴보면 전용 178㎡형의 20억1014만원으로 3.3㎡당 가격은 3079만원에 달한다.
중소형 물량의 경우도 강동구 최고 분양가가 책정됐다. 중소형 주택인 전용면적 84㎡형과 59㎡형 등 도 각각 8억5000여만원, 6억2900여만원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3.3㎡당 25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턱없이 높은 고분양가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무엇보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조합원 물량의 매매가를 살펴보면 84㎡의 경우 매매가는 8억4000만~8억8000만원으로 분양가와 유사하게 거래되고 있지만 59㎡형의 경우 조합원 물량은 5억8000만~6억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태다.
즉, 층과 동을 볼때 조합원 물량이 일반분양물량보다 우세함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분양가는 전형적인 고분양가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이달 초에 공급된 물량만 하더라도 고분양가란 지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무난한 분양가가 책정됐다는 평을 받았다.
삼성물산이 마포구 아현뉴타운 공덕5구역에 공급한 일반분양 물량의 분양가도 3.3㎡당 평균 2230만원대로 주변시세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또 동부건설과 삼성물산이 동작구 흑석뉴타운에 공급한 물량도 주변시세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강남권에 해당하는 고덕주공1단지를 시작으로 대형 브랜드의 고분양가 책정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의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대형 브랜드가 자사 아파트의 고급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고분양가 전략은 '노이즈 마케팅'효과도 노리고 있지만 실제로 정상적인 시장 환경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즉, 최근의 분양시장 호황도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저렴한 분양가가 기폭제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은열 수목부동산 연구소장은 "아무리 공급가격이라고는 하지만 분양가가 시세와 상관없이 치솟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태"라며 "부동산 호경기가 일정부분 진행된 뒤 시작하는 고분양가 러시는 결국 분양시장의 거품을 양산하는 것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고분양가가 분양시장의 파탄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며 아울러 건설업체에게도 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이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 팀장은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을 통해 건설, 특히 주택업체는 부동산시장 불황을 2년이상 버티지 못하고 있다"라며 "결국 스스로 이윤 극대화를 위해 책정한 고분양가가 시장 전체의 암적 요소로 자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