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프리스케일코리아 황연호 사장

입력 2009-10-26 10:41수정 2009-11-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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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개발주기,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없다”

최근 개발되는 IT기기는 하루가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불과 4~5년전에 나온 PMP는 무선인터넷이 장착되며 점차 다기능화 돼 가고 있고 휴대폰 역시 스마트폰, 풀 터치폰 등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국제 경제 전반에서 전자 기술이 확산됨에 따라 반도체는 일상을 편리하게 만드는 없어서는 안될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녹색성장이 화두가 되는 시점에서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에너지 절감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저전력 제품 구현에 노력 경주하고 있다.

◆시장 흐름을 읽는 능력을 키워라

프리스케일반도체코리아 황연호(사진) 사장은 이같은 업계의 변화 속에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더 빨라진 기술개발 주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를 통해 시장 흐름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통신, 반도체 분야에서 25년간 몸 담아온 베테랑이다. 당시 국내 통신, 반도체 시장은 도약기에 접어든 시점이었다. 이동통신과 유선 디지털화의 초기였던 80년대 중반인 셈이다.

“처음 반도체에 입문했을 때나 지금이나 공부하는 것은 여전하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 개발상황을 보면 사실 무섭다. 주기가 상당히 빠르다. 20~30년 전에 꿈을 꿀 수 있을까 하는 상황이 실현되고 있다.”

그는 반도체 분야에서 노력은 필수라고 강조한다. 25년 전 반도체를 책으로 볼 때 3페이지면 됐지만 지금은 3000페이지가 넘는다. 막지 못할 양이다.

앞으로 반도체 기술 진보하면서 개발자가 소화하는 데이터 시트는 1만 페이지가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사용하는 사람이 디바이스를 몇 퍼센트 알고 있을지 의문이 앞서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황 사장도 직원들에서 끊임없는 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더구나 다가오는 ET(에너지 테크놀로지) 시대에서 성공하려면 좋은 제품도 중요하지만 이에 걸맞는 개발자의 자세가 경쟁력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스케일 사장으로 취임한 지 어느덧 2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황 사장은 이 기간이 2년 정도 지난 것 같은 체감을 하고 있다. 문제점과 강점, 약점, 직원 성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점 파악에 힘쓰고 있다.

시장 경기가 좋아지는 시점에 사장에 취임한 만큼 어깨도 무겁다. 그만큼 경쟁 업체와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는 시기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CEO는 직원의 ‘서포터즈’

황연호 사장은 흔히 말하는 뼈 속까지 철저한 기술자 정신으로 무장 돼 있다. 마치 취미 생활에 깊이 빠진 것처럼 척 보면 안다. ‘생활의 달인’ 처럼 동종 업계에 계속 있었기 때문에 눈에 쉽게 잡힌다.

이렇다 보니 직원들 하나하나 역량에 대해서도 간섭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회사는 이런 직원들에게 자본을 투자하고 일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써야 된다는게 그의 기본적 경영 철학이다.

“아무리 좋은 인재가 있어도 일을 더 잘하려면 조직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그런면에서 우리는 아직까지 역동적인 현상에는 경직 돼 있다. CEO는 알아서 반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리딩과 서포팅 두 가지를 배분하고 있지만 처음 방향제시 후 다음에는 지원만 한다.”

◆골동품 수리하며 성취감 느껴

황 사장은 골동품을 구입하고 이를 직접 수리해 작동시키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다. 그렇다고 비싼 제품을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이나 벼룩시장을 이용한다.

30대 초반 미국에서 살 때 시작된 취미로 현재 약 100여 점을 모았다. IBM에서 처음 만든 전동 타자기나 서부시대 쓰던 계산기도 직접 고쳐서 사용이 가능하다.

그는 “각 나라에 머물 때는 프리마켓을 꼭 둘러본다. 그곳에는 서민적인 냄새와 평등한 사회를 엿볼 수 있다”며 “고장 원인을 분석해 찾아내고 작동하는 즐거움은 일에 있어도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과 다를게 없다”고 말한다.

◆IT 융합은 필수, 한국시장 잠재력 크다

프리스케일이 한국에 갖는 애정은 남다르다. 지난 1967년 국내에 진출한 모토로라 코리아의 반도체 사업부에서 2004년 분사해 정식으로 한국 법인을 설립할 정도로 아시아 시장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기지로 꼽고 있다.

황 사장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다. 이전까지 휴대폰의 테스트베드가 홍콩이었다면 이제는 한국 IT시장을 주목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이에 따라 프리스케일도 자동차, 통신 인프라 분야에서 선두 업체에 있다는 우월감 보다 분산된 비즈니스를 융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몇 년 내에 국내 전자제품 개발자가 ‘프리스케일’을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경쟁 업체로 삼성LSI를 꼽는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앞으로 진행될 시스템 반도체 시장 이 컨슈머로 집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통신, 자동차, 의료기기 등도 컨슈머 제품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황 사장은 “삼성LSI는 컨슈머 제품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프리스케일도 의료기기, 원격회의, 스마트북 등에 주력하며 대응체계를 수립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음달이면 프리스케일반도체코리아 사장으로 취임한지 100일을 맞는다. 그동안 몸담았던 25년간 경험으로 본다는 100일이라는 의미가 크게 와 닿지는 않는다. 그러나 프리스케일은 그 25년의 노하우를 모두 발산시킬 수 있는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 프리스케일의 역량을 얼만큼 이끌어 낼지, 편리하며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프리스케일의 목표를 얼마나 실현할지 그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황연호 사장 프로필

▲ 1960년 생

▲ 서강대학교 전자공학과

▲ 현대전자

▲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아태 지역 이사 및 통신부분 총괄 본부장

▲ 현 프리스케일반도체코리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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