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그리드는 제2의 대운하사업이다”. 최철국 의원(민주당)은 23일 지식경제위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가 전력에 IT기술을 접목시키자는 것인데, IT=통신으로 착각한 통신업계에서 이 사업을 주도하려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렇게 지적했다.
최 의원은 스마트그리드가 새로운 사업이 아니라 정보통신기술의 진보에 따라 오래 전부터 진행돼 온 전력산업계의 자연스런 흐름으로, 최근에 미국정부에서 스마트그리드라는 이름으로 전력망 현대화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면서 이 용어를 국제적인 개념으로 정착시켰을 뿐이라고 정의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본질적으로 전력사업인 스마트그리드를 전력산업에 한정되는 이슈가 아니라 통신, 중전, 가전, 건설, 자동차, 에너지, 금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성장모멘텀을 제공하는 국정 아젠다로 확대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최 츼원의 주장이다.
최 의원은 미국처럼 통신망을 이용해 검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통신사업자의 주장이 네트워크 구축비용, 소프트웨어 사용비용, 통신요금 등에서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는 국가적으로는 이중투자이고 모든 비용은 요금에 전가돼 결국 국민부담이 될 것이라는 것이 최 의원의 시각이다.
현재 지경부는 스마트그리드를 ‘녹색성장시대에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2030년까지 147조원 규모의 내수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최 의원은 스마트그리드 구축 후 전기사용의 경제성 분석 결과 200kWh 사용가구는 연간 1만 6922원, 300kWh 사용가구는 연간 5024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결국 2010년부터 시행할 예정인 가정의 기계식 전력량계를 전자식전력량계로 교체하는 사업은 ‘쓸모없는 투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