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합병 인가 제동...합병 앞둔 LGT 우려
내년 1월 통합 출범을 계획중인 LG텔레콤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합병 승인 조건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가슴을 졸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합병 절차에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승인 요건 강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통신사 합병 추진이 유행처럼 번지는 상황에도 방통위가 승인을 쉽게 내주는게 아니냐는 질책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방통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통신 필수설비 사용 문제 등이 발생해 합병인가 조건을 달아 승인하고 있다. 그러나 합병을 추진한 대부분 통신사업자들이 정부가 내건 합병 승인 인가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빚어왔다.
방통위가 제출한 2000년 이후 국내 통신업체들의 합병현황을 보면, 지난 2002년 1월 12일 신세기통신을 인수합병한 SK텔레콤을 비롯해 올해 2월 KTF를 인수 합병한 KT까지 모두 7건에 이른다.
이들 7건의 통신회사 합병 가운데 합병인가 조건 미이행으로 과징금과 경고조치를 받은 회사가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SK텔레콤을 비롯해 3건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통신회사 합병이 국내 통신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방통위는 형식적으로 합병 인가조건을 내걸거나, 해당 합병 법인들이 합병인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가벼운 경고조치 등으로 일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방통위는 합병 조건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따라 당장 합병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LG텔레콤에 이를 적용할 지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LG텔레콤은 구체적인 조건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언급할 상황은 아니지만, 방통위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며 합병은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송훈석 의원은 “최근 합병승인을 신청한 LGT 등 LG 통신관련 3사 합병 승인시에도 철저하고 꼼꼼하게 따져 합병인가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통신사들의 연이은 합병추진이 이통 요금이나 가입자 유치 경쟁 과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