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식경제부 정책과제로 선정된 '액화석유가스(LPG) 용기 재검주기 연장' 연구용역 결과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이학재 한나라당 의원은 20일 한국가스안전공사 국정감사에서 "가스안전공사에서 수행한 'LPG 용기 재검주기 연장' 연구 용역보고서를 실질적으로는 이면계약방식을 통해 관련업계의 돈으로 수행했고, 용역의 결론이 업계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어졌다"면서 "현재 지경부는 용역결과 보고서를 근거로 재검주기연장안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는 지난 2006년에도 동일한 내용의 연구용역을 수행했으며 당시 결론은 '유통과정에서 LPG 용기 안전관리가 취약하므로 LPG용기 유통구조의 개선이 용기의 안전성 확보에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로 판단됨'을 결론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2년 후 관련업계의 자금으로 연구용역을 수행한 결과 '재검사 주기를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결과라 보아지며 현재의 경제여건 하에서 주기를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조치라 판단됨'이라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이 의원은 "2006년 용역보고서는 재검주기연장 불가의 가장 큰 이유를 국내의 취약한 유통구조로 보았다"면서 "LP가스 이용자들(약 700만가구)이 주로 도시 외곽 저소득층, 주거밀집 지역인 산동네, 달동네에 거주하는 사회적 약자임을 고려할 때 유통구조의 개선 없이 재검주기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LPG업계의 돈을 받아 수행한 2008년 용역보고서는 2006년에서 제시한 연장불가 사유에 대한 추가조사나 제도개선 없이 단지 경제적인 이유를 들어 LPG업계의 손을 들어줬다는 게 이 의원측 주장이다.
더구나 용역을 발주한 지식경제부는 관련 업체의 뒷돈이 개입된 정책과제 용역을 관행이라 부르며 업계의 돈을 갹출해 사용해 온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학재 의원은 "정책연구용역과제는 정책집행을 위해 정책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절차인데, 관련업체의 뒷돈을 받아 용역을 발주하고,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연구결과을 제멋대로 바꾼다면 어떤 국민이 정부의 정책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고 "특히 도시가스 공급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서민들이 LPG가스의 주 사용자들임을 생각할 때 서민들이 가스사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