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균 의원 "문제 제기하자 한전 관계자 효성에 수정 요구"
효성이 570억원대 규모의 철탑공사를 발주기관인 한국전력공사의 '승인'이 아닌 '묵인' 아래 불법하도급을 시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재균 민주당 의원은 12일 한국전력 국정감사에서 "효성이 442억 규모의 765㎸ 철탑공사와 87억 규모의 345㎸ 철탑공사, 41억 규모의 154㎸ 철탑공사 등 총 570억원대 규모의 철탑공사를 발주기관인 한전의 묵인 아래 불법하도급을 시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개시하자, 지난 8월 한전 담당자가 효성공장을 방문해 효성의 '하도급 추진방침의 수정'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효성과 한전이 스스로 불법하도급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라는 게 김 의원측 설명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효성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한전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570억 규모의 철탑공사를 수주 받았다. 그러나 효성은 올해 초 그룹차원에서 '철탑사업분야'를 구조조정하고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집중육성키로 결정했다.
실제로 효성은 올해 상반기 중에 철탑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생산직 근로자 80여명을 해고한 것으로 밝혔다. 그리고 한전으로부터 수주받은 철탑물량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월 보성파워텍과 삼우플랜트에게 765㎸ 강관철탑 t당 입찰단가 제시를 요청하고 7월 중순경 두 업체를 대상으로 765㎸ 강관철탑 1만4128t에 대해 입찰을 실시했다.
이는 효성이 2007년 12월5일 한전으로부터 수주받은 전체 물량이다.효성은 이어 7월30일 6개 업체가 참여한 가운데 154, 345㎸ 앵글철탑 5368t에 대한 전자입찰을 실시했다.
문제는 국가계약법 시행규칙 상 전부 또는 주요부분의 대부분을 2인 이상에게 하도급한 자는 부정당업자로 제재를 받아 8개월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은 "효성은 국가계약법과 전기공사업법을 명맥하게 위반했고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량 하도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필수작성항목인 '도급 점유율'이 빠져 있는 등 부실했지만 한전은 이틀만에 승인을 내주었다"면서 "필수작성항목조차 채우지 못한 신청서를 승인해 줄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한편 김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31건에 이르던 담합, 계약불이행, 뇌물제공 등으로 제재를 받은 부정당업체가 2008년 42건, 2009년 8월 현재 29건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2008년 뇌물제공으로 3개월 입찰참가자격을 제한 당했던 P사의 경우 제재가 풀리자마자 수의계약 55건으로 25억원과 4건의 입찰로 69억원을 수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 제재를 받은 부정당업자 가운데 계약금액이 10억원이 넘거나 2회 이상 계약이 이루어진 업체는 10개사로 전체 계약금액은 243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