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뉴욕증시가 지난 주말 3분기 어닝시즌 기대감으로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과 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인한 역외 선물환율이 오름세를 탔다는 엇갈린 재료를 반영, 힘겨운 레벨 테스트 작업이 지속될 전망이다.
그동안 지속됐던 달러화 약세가 제한되며 역내외 달러 매도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이고 높아진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을 고려할 때 지난주와 같은 원ㆍ달러 환율의 몸 낮추기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하고 수급 측면에서 보면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으로 환율 하락압력이 크다는 점에서 원ㆍ달러 환율의 상승 폭은 제한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주 1160선에 안착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이 금주부터 시작되는 미 3분기 어닝시즌 개막과 관련해 추가 레벨 테스트에 나설 것인지, 바닥 다지기에 주력할 것인지 방향성 탐색을 지속해 나갈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일단 지난주 탄력적인 반등세를 보였던 뉴욕증시가 금주에도 경제지표와 더불어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하며 추가로 반등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환율 하락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이들은 내다봤다.
IT업계를 대변하는 인텔과 IBM의 실적발표가 각각 13일과 15일(현지시각 기준)에 예정돼 있고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메릴린치 등 대형 금융기관들의 실적발표도 금주와 다음주에 집중돼 있다.
지난주 미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의 3분기 실적 호전세에서 확인됐듯이 전반적으로 미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은 지난 분기에 비해서 한층 개선된 것으로 확인, 금주 뉴욕 금융시장 흐름은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발표 시즌에 대한 기대 심리는 지난주 일시적으로 확산됐던 글로벌 금융시장내 차익실현 움직임을 제한하고 위험거래를 용인하는 재료로 작용, 역외 참가자들의 달러화 매도세를 재차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것.
역외 달러화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이에 주목한 은행권 추격 매도와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재차 쏟아지면서 1160선 하향 이탈에 따른 1150선 진입 가능성도 일각에서는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투자심리 측면에서도 호주의 금리인상 결정 이후 다음 타자로 지목된 한국의 독자적인 금리인상 부담이 지난주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해소됨에 따라 시장은 출구전략 시행 지연에 따른 투자심리와 유동성 복원으로 국내 금융시장 역시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여 환율의 하향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주 원ㆍ달러 환율은 당국에 대한 경계감에도 역외 및 수출업체 매도 영향과 주식 자금 유입 가능성에 추가로 몸을 낮추며 1164.5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나 주말 역외 선물환율이 글로벌 달러화가 재차 강세로 돌아서면서 1160원대 후반까지 상승했다는 소식에 이날 일시적인 조정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초반 역외 선물환 상승분을 반영하며 오름세를 타겠지만 이후 뉴욕증시 상승 마감에 따른 코스피 추가 반등 및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 플레이 지속 가능성에 따른 하락 압력 지속에 일시적인 조정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환율이 최근 역외 달러화 매수 및 역내 숏커버 등으로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타기도 했지만 환율이 1160원대 후반까지 상승하면 네고 물량이 유입돼 하락 압력을 가하는 등 환율 하락세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딜러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국내 증시의 랠리 가능성 등이 환율에 하락 압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여지나 숏마인드 진정을 위한 당국의 개입이 1100원대 중반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 하락 압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도 "글로벌 달러와 증시, 외환당국의 동향에 이날도 주목하며 1100원대 중반 지지력이 유지될 것인지 살펴햐 할 것"이라며 "금일은 원ㆍ달러 환율은 미 달러 반등 영향에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딜러는 "외국인 유동성이 지난주 한은의 출구전략 지연 결정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여전히 풍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화 하락 압력은 여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