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부능선' 넘은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남은 과제는?

입력 2009-10-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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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속터미날 매각 · 금호생명 본계약 임박…대우건설 매각이 관건

지난 6월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이후 지지부진 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이달들어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풋백옵션으로 시작된 유동성 문제가 조기에 해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3조5000억원을 빌리는 대신 2009년 말까지 대우건설 주가가 3만2450원이 되지 못할 경우 이 가격에 주식을 되사주겠다는 웃백옵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풋백옵션 만기가 도래함에도 대우건설 주가는 1만원대 초반에 머물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6월1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7월말까지 대우건설 풋백옵션에 투자할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기로 하고 투자자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사모 주식펀드에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매각키로 하는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또한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을 제외한 금호생명,서울고속버스터미날, 사회간접자본(SOC) 지분, 유휴자산 등의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놨다.

그러나 6월 말 대우건설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 찾기가 어렵게 되자,전격 매각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추진해 왔다.

◆ 서울고속터미날 매각 구조조정 첫 결실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핵심은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서울고속터미날 지분 매각이다. 이중 첫 단추는 서울고속터미날이 뀄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서울고속터미날 지분 38.74%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투자전문회사 코아에프지와 8일 매각금액 2705억원에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와 코아에프지는 8월 우선대상협상자 선정과 동시에 같은 달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지만 이후 두차례 연기하면서 계약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코아에프지가 이번 달내로 매각대금을 입금하면 서울고속터미날 매각과 관련된 모든 사항이 종료된다.

이에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5일 두 가지 중요한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한 것과 금호생명 매각을 위해 칸서스자산운용과 MOU를 체결한 것.

대우건설은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 및 노무라증권과 협의해 입찰 적격자에 대한 4주간의 예비실사를 거쳐, 11월 중순경 최종 입장을 받고 연내에 최종 인수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 매각과 관련해 이번 달내로 칸서스자산운용과 매각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매각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칸서스자산운용 측과의 협의에 따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대우건설 매각 성사가 유동성 위기의 해결 '열쇠'

서울고속터미날 지분과 금호생명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대우건설에 있다.

금호그룹 유동성 문제가 대우건설 풋백옵션에서 비롯됐기 때문. 금호그룹이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우건설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만기일인 12월15일까지 약 4조원 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올해들어 지금까지 해결했거나 앞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자금은 약 9000억원 정도. 서울고속터미날 지분 매각대금 2705억원과 지난달 대한통운에 매각한 금호터미널 매각금액 2191억원에 금호생명 매각대금 4000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따라서 대우건설 매각이 성사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각금액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다.

다행히 최근 시장 분위기는 조금씩 긍정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9월 인수의향서 접수 때만하더라도 국내 대기업의 참여 불발과 외국계 사모펀드 참여 등으로 불안한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숏리스트에 선정된 우선인수협상 후보들이 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데다 전략적 투자자(SI)가 배후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금씩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당초 대우건설 주가의 현 수준에 맞춰 매각금액이 결정될 것이라던 시장의 전망과 달리, 우선인수협상 후보들 대부분 2만원대 이상의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인수 후보중에는 50%+1주를 인수하는 방안과 50%+1주 외에 10% 안팎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주당 2만원에 매각계약이 성사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금액은 약 1조5000억원 가량이 되며, 만약 인수 후보가 추가로 금호그룹이 갖고 있는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경우에는 더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서울고속터미날 지분, 금호터미널, 금호생명 매각대금을 합해 풋백옵션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금액과 관련해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고속버스터미날 매각을 시작으로 앞으로 대우건설, 금호생명 매각 등 그룹 구조조정의 중요한 현안 문제가 대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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