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기가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이전의 경제위기 때보다 훨씬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산업연구원은 8일 '대형 침체 이후의 경기회복'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는 이번 위기 이전에 4차례 경제위기를 경험했고, 그 회복과정은 환율의 대폭 상승과 수출 주도에 의한 경기회복"이라며 "그러나 이번 경제위기로부터 회복에서는 이러한 '수출주도의 빠른 경제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세계경제의 침체 폭이 매우 크고 특히 이번 위기의 특성상 세계교역의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수출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과거 위기 회복기에 비해 훨신 불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번 위기와 같이 주요국이 동시에 경기침체를 보이는 `고도로 동조화된 금융위기'의 경우 통상적인 경기변동에 비해 회복에 훨씬 긴 기간이 소요되고 회복속도도 완만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차이는 이번 위기로부터 회복 과정이 과거에 비해 완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면서 "전기 대비 수출증가율이나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금년 1분기 들어 높은 증가세를 보인 점은 긍정적이나, 이는 작년 4분기 이후 수출급락에 따른 반등의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경기는 대규모 경기부양과 고환율, 급락 이후의 반등 효과 등에 힘입어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경기부양이나 환율 효과가 소진되고 수출환경 부진의 영향이 부각되며 회복세가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경기저점 통과 이후에도 상당기간 고용부진이 지속될 가능성 등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이 예상되는 대(對) 아시아 역내 교역, 비교적 높은 수요 회복세를 보이는 정보기술(IT) 제조업, 녹색기술 및 내수부양책 관련 품목에 초점을 둬야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높아진 무역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경제구조 변화가 바람직한 만큼 지식서비스 등 서비스산업의 육성, 사회안전망의 강화 등을 통해 중장기적인 내수 기반 강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행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