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감축률 12.6%에 불과…평균에 휠씬 못 미쳐
효율성 극대화를 위해 통합된 공공기관들이 정작 통합뒤엔 정원 감축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8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까지 통합이 완료된 12개 공공기관의 정원 감축률은 평균 12.6%로 129개 공공기관의 전체 정원 감축률인 12.7%에도 못미쳤다.
이들 12개 기관의 통합 전 정원은 총 3649명이었으나 통합 후에는 총 3188명으로 461명 감원에 그쳤다.
당초 정부가 공공기관 통합을 추진하면서 중복된 기능과 조직 등을 통합 조정해 효율적 경영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을 벗어나는 것이다.
12개 통합기관 중 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에서 이름을 바꾼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통합 전 78명의 인원을 통합 후에도 그대로 유지해 정원 감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친환경상품진흥원과 한국환경기술진흥원이 합쳐진 환경산업기술원은 통합 전 142명에서 통합 후 134명으로 5.6% 정원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정보통신국제협력진흥원, 인터넷진흥원 등을 묶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279명에서 251명으로 정원이 10.0% 감소하는데 머물렀으며 산업기술진흥원은 245명에서 215명으로 12.5% 정원이 줄었다.
또한 36개 통합 대상 공공기관 가운데 10월 1일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합쳐진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포함해 30개 기관만 통합을 완료를 했으며 나머지 6개 기관은 아직 통합 작업을 끝내지 않았다.
통합 공공기관 정원 감축 문제와 더불어 기존 공공기관 4곳은 정부의 독촉에도 정원 조정을 끝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법무보호복지공단, 한국체육산업개발, 영화진흥위원회 등 4개 공공기관의 정원은 총 684명으로 이 가운데 231명을 줄여야 하지만 현재 83명을 감축하는데 그치고 있다.
61명 정원의 대한에이즈예방협회는 33명을 감축해야 하지만 29명만 줄였으며 법무보호복지공단(정원 139명)은 14명을 정리해야 함에도 2명만 감축했다.
한국체육산업개발(정원 374명)은 173명을 줄여야 하는데 52명만 감축했으며 영화진흥위원회(정원 110명)는 정리 대상인 11명 가운데 단 한 명도 줄이지 않았다.
한편 글로벌 경제 위기로 공공기관의 해외채권 발행규모가 급증하면서 올 6월 말 기준 공기업의 순 대외채무 잔액은 102억3천5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81억200만달러에 비해 무려 26.3%나 늘었다.
정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통합 및 기존 공공기관의 인력 감축은 단계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정부 목표대로 짜임새 있게 재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