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전망에 대표 수출株 '직격탄'

입력 2009-10-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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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환율 1000원 하회 전망 악재로 작용...삼성전자 3.09%· 현대차 5% 이상 급락

반도체와 자동차 등 국내 대표 수출주가 환율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동반 하락하면서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닷새만에 반등을 시도하던 코스피지수에 찬물을 끼얹었다. 내년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하락 압력을 높였다.

이들 업종에 속하는 대형주들이 하락하면서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하락장 탈출이 예상됐던 코스피지수는 닷새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업종의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7일 현재 전일보다 3.09%(2만3000원) 떨어진 72만2000원을 기록하면서 나흘째 하락했다.

전일 영업이익 4조원 달성 등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3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에도 불구하고 환율 강세로 4분기 및 내년 실적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외국인들이 차익실현 물량을 대거 쏟아냈기 때문이다.

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로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유입되기는 했지만 전일보다 1.60%(300원) 떨어진 1만8400원을 기록하면서, 2만원대 주가를 회복한지 8거래일만에 1만8000원대 주가로 내려 앉았다.

자동차 업종 대표주인 현대차의 경우 환율 부담이 더욱 크게 작용해 전일보다 5% 이상 급락, 9만6000원대까지 밀려나면서 지난 8월 21일 10만원대 주가를 돌파한 이후 7주만에 10만원을 하회했다.

기아차도 이날 5% 가까이 떨어지면서 닷새째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현대모비스는 그보다 폭 깊은 5% 중반의 하락율을 보이면서 7거래일째 조정을 받았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속하는 이들 대형주들이 동반 하락 하면서 닷새만에 반등하면서 162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지수는 결국 약보합으로 이날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는 이들 종목들이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상승장에서 소외되는 원인으로,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내년 원·달러 환율이 내년 말까지 최소 17% 이상 상승해 1000원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가 내년 수익성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특별한 상승 모멘텀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환율 압박과 단기적인 경기모멘텀 둔화 가능성, 전일 나타난 출구전략 등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인해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당분간은 오늘 장세와 같은 부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환율이 급락한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우려하면서 외국인의 매도가 나타났었다"면서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매수세가 들어올 수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들 수출주에 대한 매력도는 높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외국인들이 꾸준하게 차익실현을 하면서 이미 상당한 수익을 올린 상황이고, 향후 불안한 시장 상황을 반영해 추가로 차익실현하고자 하는 욕구도 굉장히 크다"면서 "다만 환율 변수 하나만 가지고 모든걸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며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기업 모멘텀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환율 때문에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환율 '하락=주가 상승'의 공식은 이제는 더 이상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가파른 환율 하락은 외국인에게 국내 증시에 대한 환차익 매력을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과거 환율과 외국인 매매의 트리거로 작용한 분기점이 약 1150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환율 하락은 수급 측면에서 증시에 불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또한 증시가 리먼사태 이전의 주가수준을 회복한 상황에서 환율도 제자리를 찾는 과정이라면, 원·달러 환율은 추가 하락 압력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이번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의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아 보인다는 점에서 60일선 지지를 기대해 본다"면서 "외국인 매매와 환율 동향간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당분간 환율 변수에 대한 점검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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