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상환 자금 감안해도 11조5000억원 순유입
올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상장채권 매수 규모가 무려 34조원에 육박한 가운데 이들 채권 투자자금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계 투자자들로부터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5일 발표한 '외국인 채권거래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9월까지 통안채를 중심으로 총 34조원에 달하는 국내 상장채권을 사들였다. 이는 작년 동기의 27조8000억원보다 22.3% 증가한 수준이다.
채권별 매수 규모는 통안채 26조5000억원, 국채 7조6000억원, 기타 채권 보유분 1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같은 기간 22조5000억원의 외국인 보유 채권이 만기상환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외국인 채권 투자자금 순유입액은 11조5000억원이다.
금감원은 외국인들이 연초부터 국채 매도, 통안채 매수의 거래 패턴을 보이다가 5월부터 국채와 통안채를 본격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4조8000억원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데 따른 채권투자 자금 유출 우려가 제기됐지만 오히려 9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4조7000억원이 순유입됐다고 설명했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11조4000억원을 사들인 가운데 홍콩이 2조7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아시아계 채권 투자자금 순유입 규모가 21조7000억원으로 집계돼 외국인 전체 채권 순매수 규모의 63.8%를 차지했다.
유럽계 채권 투자자금 규모를 살펴보면 프랑스가 1조3000억원 순매도하고 아일랜드가 올들어 7000억원의 채권을 순매도한 영향으로 전체 7조5000억원의 채권 순매수에 그쳤다. 미국계는 3조4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한편, 외국인 채권 순매수 규모가 증가하면서 9월말 현재 외국인 상장채권 보유 규모는 지난해 연말 대비 11조4000억원 늘어난 48조9000억원(국채 24조6000억원, 통안채 23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8월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역대 최대 규모는 지난해 5월말 기록한 55조1000억원이다.
국적별로는 태국이 역시 14조2000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아시아계 투자 자금이 22조6000억원을 나타내며 외국인 전체 보유채권의 46.2%를 차지했다.
유럽계 자금은 작년 말보다 9000억원 줄어든 17조4000억원에 그쳤고 미국계 자금은 작년 말 3조6000억원에서 6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