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확충 시너지 효과 기대..인수 가능성은 ‘글쎄’
통신업계의 카드업 진출이 본격화 되고 있다.
SK텔레콤이 하나금융지주와 손잡고 카드사 진출에 나서고 있고 통신업계 1위인 KT도 비씨카드 지분 인수를 통해 합류하고 있다.
30일 통신업계 및 금융권에 따르면 KT가 자회사인 KT캐피탈을 통해 비씨카드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이는 통신 라이벌인 SK텔레콤이 하나금융지주와 제휴, 카드사 설립을 추진 중인데 자극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T 관계자는 “자회사인 KT캐피탈이 우리은행에 지분매각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지만 조건만 맞으면 매각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KT 측에서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하겠다는 소문은 꽤 오래전부터 흘렀지만, 두어 달 전쯤 KT그룹과 KT캐피탈에서 두 차례 정도 지분을 팔아달라는 제안이 왔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아직까지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만약 매각조건(가격)만 맞으면 팔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은 있다. 하지만 매각 요청을 한 곳이 여러 업체들이고 또 엄연한 딜(Deal)이기 때문에 변수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려는 이유는 프로세서 확장 기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비씨카드는 주주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보고펀드가 30.6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은행과 신한카드가 27.65%와 14.85%를 가지고 있다.
이 외에 국민은행, 농협, 부산은행 등 총 11개 은행들이 5% 미만의 지분을 분산 보유하고 있다.
특히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한 보고펀드가 잔여 주주들과 추가 지분 매입 협상을 벌이고 있어 KT로서는 인수하는 게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가 비씨카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 회사만이 가진 금융 서비스 인프라와 통신사가 가진 인프라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현재 중소 밴(VAN) 업체들인 난립해 있는 국내 신용카드 결제망 시장을 단일 결제망을 갖춘 거대 회사 중심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제휴 카드사 설립 가시화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는 것은 금융부문 보다는 프로세스 확대를 위한 전략인 것 같다”며 “만약 인수가 성공적으로 끝마친다고 해도 카드업계의 변화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비씨카드 지분 인수 가능성이 어떨까?
일단 최대 열쇠는 우리은행이 가지고 있다. 물건을 팔 것인지 그냥 가지고 있을 것인지는 주인이 결정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은행 비씨카드 지분매각을 요구한 곳이 KT만 있는 것이 아니어서 매각 의지가 있다면 결국 가격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동안 호시탐탐 신용카드업 진출을 모색해온 통신사업자들에 대해 느끼고 있는 반감이 있어 매각 특혜가 KT로 갈지 여부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