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강서그랜드 미분양 물량 '땡처리' 결정

입력 2009-09-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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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5% 할인 분양 나서...고분양가에 입지여건 안 좋아 성공 여부 '글쎄'

최근 신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그 동안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미분양 해소를 위해 할인 분양을 하는 등 팔을 걷어 붙였다.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미분양 장기화를 감수하더라도 '제값 주고 팔기'를 유지하던 업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도 분양가를 할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10위권 이내 대형건설사들이 입주전 할인 분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한 물량은 통상 분양가가 주변보다 40~50% 가량 높을 정도로 고분양가를 책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이후 분양한 상당수 물량이 미분양 상태다. 하지만 이들 대형 건설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우려해 선듯 할인 분양에 나서지 못했다.

즉 '분양가 할인'이란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음에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업체, 특히 대형 건설사가 입을 타격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시 미분양으로 고초를 겪었던 GS건설은 서교자이, 이수자이, 서초아트자이 등 대거 미분양 사태가 발생한 고분양가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해 발코니 확장이나, 샤시 무료 시공, 서비스 품목 제공 등 분양가 외적인 할인 혜택을 줬을 뿐 분양가 자체를 할인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 삼성물산의 경우도 입주후 미분양 아파트인 대구 수성구 범어동의 래미안 아파트에 대해 분양가 25% 지급을 통한 입주체험을 기록했을 망정 분양가 할인은 차마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형 건설사들의 자존심이 최근 무너지고 있다. 바로 올 하반기 대거 분양계획이 잡힌 현대산업개발이 바로 그 주인공.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월 분양한 서울 강서구 화곡동 1095번지 일대에 분양한 강서 그랜드 아이파크중 미분양 물량 50세대를 한정해 할인 분양에 나선다.

지상 17~18층 A, B블록 총 159세대로 구성된 강서 그랜드 아이파크는 공급면적 139~224㎡형 11개 타입 159세대로 이뤄졌으며 당초 분양가는 3.3㎡당 2041만~2316만원 선이었다.

하지만 이번 특별분양에 따르면 분양가는 10~15% 가량 대폭 줄어든다. 할인비율은 11개 타입별로 각각 다르게 적용된다. 할인폭이 가장 큰 224㎡의 경우 당초 분양가보다 2억4893만원 낮춰졌다.

또 당초 11억4883만원이었던 172㎡형은 13.9%의 할인율이 적용돼 분양가가 10억원선 밑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계약조건도 전매를 노리는 투자자를 위해 조정된다. 이에 따라 강서그랜드 아이파크는 분양가 기준 계약금 10%,중도금 50%,잔금 40% 이며 중도금 가운데 40%는 무이자 대출이 알선된다.

하지만 이 같은 업체의 '자진 납세'에도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애초부터 높은 분양가를 내세운 만큼 할인된 분양가도 여전히 높아 보금자리주택과 싼 아파트가 공급되기 시작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강서그랜드 아이파크의 경우 당초 분양가는 3.3㎡당 2041만~2316만원으로, 재건축 신규 아파트의 최고 가격이 3.3㎡당 1700만~1800만원 선에 머물고 있는 화곡동에서는 말그대로 '전무후무'한 분양가다.

하지만 이 같은 고분양에도 A블록 130가구, B블록 29가구 등 소규모인데다 그나마 전철역하고도 도보 10분 이상 떨어져 있는 등 입지 조건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다.

아울러 이 물량은 층수도 인근 우장산 아이파크보다도 낮은 지상 17~18층에 머물고 있어 랜드마크 요소도 갖추지 못한 평범한 중급 주상복합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할인된 분양가도 여전히 높아 특별분양이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화곡동 현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대형 건설사라는 자존심까지 팽개치고 분양가를 할인했지만 그럼에도 분양가는 높은 반면 분양 물량의 수준은 좋다고 말하기 어려워 분양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현대산업개발로선 자칫 할인분양을 하고도 미분양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선 하반기 대규모 분양을 앞두고 있어 미분양에 대한 빠른 해결 대책이 필요해 이같은 강수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차제에 대형건설사들 특유의 '배짱 분양가'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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