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하이닉스, 매각 원점서 다시 시작하나?

입력 2009-09-22 11:07수정 2009-09-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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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 LG · 포스코 · 한화 등 "관심없다" …외환銀 "늦게라도 결과 나올 것"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의향서 접수 마지막 날인 22일 현재까지 인수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하이닉스의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이닉스 직원이 장비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달 초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가 의결한 '하이닉스의 M&A 절차'에 따르면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들에게 22일까지 의수의향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인수의향을 표명한 기업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앞서 지난 7일 주식관리협의회는 43곳의 국내 기업에 매각 안내문을 발송했다.

주식관리협의회 주관기관인 외환은행 관계자는“(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에 대해) 확인된 것이 없다”면서“오늘 늦게라도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해 기대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하이닉스 인수에 드는 비용과 향후 운영자금의 부담, 그리고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어 선뜻 인수에 나설 기업이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나아지고 있기는 하나 경기회복을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대규모 추자가 필요한 하이닉스 인수에 쉽게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추가한 하이닉스 인수비용은 4조원 대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는 올해 초에 비해 주가가 3배나 오른 것이 반영된 것이어서 인수 의사가 있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졌다.

운영자금에 대한 부담도 걸림돌이다. 반도체 기업의 특성상 인수 후에도 연간 2조원 전후의 설비투자가 필요한데다가 하이닉스의 약 8조원에 이르는 부채에 따른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하이닉스 매각 지분율이 전체 발행 주식의 28% 밖에 되지 않는 것도 인수 후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한 M&A에서는 33.3% 이상의 지분이 매물로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하이닉스를 인수할 만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손사래를 치고 있다. 유력한 인수후보로 점쳐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LG그룹 모두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지키고 있고, 포스코와 한화그룹 역시“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인수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22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기업이 없을 경우 하이닉스의 연내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 불황 등으로 지연돼 온 하이닉스 매각작업이 다시 난항에 빠져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다만 하이닉스의 3분기 흑자전환 전망과 반도체 업황의 호조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은 매각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IBK투자증권 이가근 연구원은“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1600억원, 영업이익 2704억원으로 8분기 만에 흑자전환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 2495억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D램과 낸드 가격강세에 기인한 것이다.

인수 의향이 있는 기업에게 더 반가운 것은 하이닉스의 유동성 리스크가 내년부터 크게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이 덧붙여졌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대규모 설비투자는 사실상 2004~2007년간 진행됐던 것이 마지막으로 보이며, 또 다시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닉스는 현재 12인치로의 업그레이드가 사실상 끝난 상황인데, 향후 2~3년간은 생산라인을 새롭게 건설할 필요성이 줄어들게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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