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대 향한 힘겨운 '발걸음'

입력 2009-09-2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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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저점 재차 갈아치우고 1220원 목전

원ㆍ달러 환율이 21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주식 순매수에 따른 달러화 공급 물량이 넘쳐난 영향으로 재차 연저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주 빠르게 1220원과 1210원을 하향 이탈하며 1200원을 목전에 둔 원ㆍ달러 환율은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감 속에서 이날도 하락 압력에 줄곧 노출됐지만 하락 압력은 지난 주에 비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거래일보다 3.40원 떨어진 1204.4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재차 연저점을 경신했지만 지난주 중후반 일평균 6~7원씩 급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 속도는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오는 22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달러가 그간 급락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점이 이날 환율 하락 폭을 제한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주 환시 개입을 단행하며 환율의 가파른 하락 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던 외환 당국에 대한 경계감이 이날도 유지됐던 게 이날 낙폭이 커지지 않은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이 아직 원ㆍ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주춤해졌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오히려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라고 관측하는 분위기다.

외부적으로 달러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원화 강세를 이끌 요인들이 아직 충분하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서울 외환시장내 모든 관심이 최근 증시 외국인 순매수 여부에 쏠려 있는 가운데, 1200원 레벨에 대한 공방이 이번주 절정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물론 글로벌 달러화를 비롯한 원ㆍ달러 환율이 이번주 FOMC와 오는 주말 예정된 G20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다소 불확실성에 노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환율이 1200원대 하향 이탈 권역에 들어온 이상, 역내외 참가자들의 오버슈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특정 레벨을 타깃으로 삼은 이상 이 레벨까지 가보려는 시장 속성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지난 주 외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관련 물량 및 원화 가치 급락에 따른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금주 들어서도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환율의 하락 압력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이 딜러는 "그러나 환율이 레벨을 낮추며 1200원선에 근접할수록 은행권 참가자들이 원ㆍ달러 하락에 대한 추가적인 숏 포지션 구축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고 당국의 환시 개입 가능성도 여전해 환율 방향이 아래로 향하는데 상당히 힘겨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은행의 또 다른 딜러는 "넘치는 달러화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외국인 순매수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 환율 1100원대 진입은 시간 문제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달러화 약세 현상은 아시아 주요 통화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경제회복과 이를 바탕으로 한 외국계 자금 유입이 해당 이머징 통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있고 원화도 이같은 흐름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원ㆍ달러 환율의 1200원선 하향 이탈의 키는 결국 글로벌 달러화 약세 지속 여부와 이에 주목한 역외 달러화 매도 포지션 지속 여부에 달렸다"며 "외환당국의 환시 개입 가능성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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