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서에도 '방정식'이 있다

입력 2009-09-1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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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공채시즌이다. 구직자들이 취업 준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을 때다. 그 중에서도 구직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자기소개서’일 것이다. 나날이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의 비중이 높아간다고 하는데, 대체 어떻게 시작하고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갈피를 잡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무슨 내용을 채워야 할지 고민하기 전에 기업 입장에서 어떤 내용을 자기소개서에서 보고자 하는 것인지 역지사지 식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취업포털 인크루트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기업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10여개 주요 그룹 계열사 채용담당자와 직접 인터뷰를 하고, 이를 토대로 ‘자기소개서 작성 전략’을 정리해 소개했다.

◆‘자기소개서 방정식’상기하라

의외로 기업 채용담당자들이 말하는 자기소개서의 핵심은 단순했다. 그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회사에 대해 많이 아는지, 얼마나 오고 싶어하는지, 일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고자 한다는 것.

또 하나는 과거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팩트(Fact)를 평가한다는 것. 이 둘을 제외한 ‘추상적인 진술’이나 ‘주장’, ‘선언’ 등은 평가에서 배제한다. 진술, 주장, 선언적인 내용이 남발되면 감점을 주는 기업도 있다.

요컨대 기업은 회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 외에는 오직 과거의 검증 가능한 ‘사실’만을 평가한다. 그리고 검증할 수 없는 추상적인 진술의 문장들은 빼고 살펴본다. 결국 자기소개서에는 두 개의 플러스 항과 하나의 마이너스 항이 있는 셈이다. 제대로 된 자기소개서를 쓰고 싶다면 아래‘자기소개서 방정식’을 눈 여겨 봐 둘 필요가 있다.

◆회사에 대한 정보 조사하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업은 구직자가 얼마나 회사에 대해 많이 아는지, 또 얼마나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하는지를 검증하려고 한다. 이것이 곧 회사에 대한 ‘충성도(Royalty)’와 직결된다. 때문에 자기소개서에는 회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크고 구체적으로 드러날수록 좋다.

기업은 이런 관심과 열정을 그저 ‘…늘 관심 가져왔다’, ‘…입사하고자 하는 열망이 크다’는 등의 감성적인 얘기로 판단하지 않는다. 대신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의 습득 정도를 파악한다.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시간과 노력을 들여 회사에 대해 알아보게 될 것이고, 결국 기업의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정확한 정보들을 꿰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정보들에는 ‘기업의 창립과 성장 히스토리’, ‘주요제품과 서비스’, ‘매출·영업이익·최근 주가 등 재무정보’, ‘마케팅·영업전략과 경쟁사 구도’, ‘조직구조와 기업문화’, ‘CEO를 비롯한 임원진 현황’, ‘현재 기업이 직면한 상황과 이슈’ 등이 있다. 바꿔 말하면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이런 정보들을 사전에 충분히 조사하고 숙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 공백기 설명 없으면‘탈락’(?)

취업난이 지속됨에 따라 한 두 번쯤 공백기가 없는 구직자는 없을 것이다. 재학 중 휴학을 함으로써 생기는 공백기, 졸업 후 취업을 못해 생기는 공백기 등 공백기를 가지는 것이 오히려 일상적인 얘기가 돼 버리기도 했다.

문제는 기업은 그런 공백기에 무슨 활동을 했는지 몹시 궁금해 한다는 것이다. 물론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공백기를 가졌지만 용두사미 격으로 끝나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허송세월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공백기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탈락 0순위가 되는 행위다.

기업은 공백기에 대한 설명이 없으면 보통 평가대상에서 배제를 한다. 잘 했든, 못 했든 그 동안 어떤 목표를 가지고 무엇을 해 왔는지 충실히 설명해야 하는 것이다. 공백기에 대한 설명을 해 놓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몹시 위험한 전략이다.

자기소개서를 통해 알고 싶은 부분이 자기소개서에서 해결이 안될 경우, 채용담당자는 십중팔구 떨어뜨린다. 궁금해서라도 면접에 불러 물어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 완벽한 오산이다.

◆ 경험은 직무를 중심으로 일관되게

자기소개서에서 또 하나 지켜야 할 것이 있다. ‘일관성’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공부만 해 온 사람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원활한 인간관계를 영위하는 인재들을 선호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문제는 그 경험이 어떤 목적 하에 이뤄졌느냐 하는 것이다.

즉 희망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일관성 있는 경험으로 채워야 한다는 얘기다. 아무리 좋은 경험을 다양하게 했더라도 도대체 왜, 무엇을 얻기 위해 했는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직무에 대한 목적의식 없었던 것으로 비쳐진다. 충실하고 체계적인 준비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구잡이로 좌충우돌했다는 인상도 줄 수 있다. 자기소개서는 해당 회사의 원하는 직무에서 일하기 위해 얼마나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노력해 왔는지가 쉽게 드러나도록 써야 한다. 그러려면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는 과거의 사실과 경험들이‘직무’라는 열매를 맺기 위해 뻗어 나온 하나의 나무(줄기)가 돼야 한다.

◆ Copy & Paste 금물

위 얘기들이 반드시 해야 할 요소들이라면, 절대 하면 안 되는 것도 있다. 바로 ‘베끼기’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중에서 돌아다니는 모범 자기소개서의 문구를 복사해서 붙이는 경우가 최악이다.

모범 자기소개서는 구직자들뿐 아니라 채용담당자들 역시 보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된다. 채용담당자들은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한 자기소개서는 거의 거를 수 있다고 장담한다. 또 그대로 베끼지는 않더라도 같은 글의 뼈대를 가지고 조금씩 수정한 경우에도 대부분은 알아볼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런 자기소개서는 바로 휴지통행이다.

다른 사람이 쓴 모범 자기소개서는 전체적인 흐름이나 맥락 정도를 참고로 해야지 문장 단위로 활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위가 되는 것이다. 글 짓는 솜씨가 뛰어나야 하는 몇몇 직무를 제외한다면 기업들은 자기소개서에서 명문장을 원하지 않는다. 잘 쓰려고 남의 멋진 문장을 가져오는 것보다는 소탈하고 진솔한 자기 얘기를 쓰는 것이 훨씬 합격에 가까워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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